[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30)씨를 구속해 수사 중인 검찰이 피해자들의 피해 회복을 위해 이씨의 범죄수익 추징을 추진한다.
이씨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고급 저택과 한 대에 30억원을 호가하는 자동차를 방송과 인터넷,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과시하면서 투자자를 모집하거나 본인이 투자한 비상장 주식을 사게 하는 등의 수법으로 1000명 이상에게 피해를 줬다.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서봉규 부장검사)은 9일 수사 상황을 검토해 신속히 추징보전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씨가 받고 있는 혐의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유사수신 행위에 관한 법률 위반, 사기(부당이득) 등이다.
이씨는 금융위원회로부터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투자매매회사를 설립해 2014년 7월부터 올 8월까지 주식 매매로 1670억원을 벌어들였다. 또 올 2월부터 8월까지는 원금과 투자수익을 보장해주겠다며 피해자들로부터 220억원을 끌어모았다. 올 1~2월에는 본인이 고른 비상장 종목에 대한 투자전망을 좋게 포장해 150억원 가량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이런 방법으로 이씨는 지난 2년간 2000억원 이상을 벌어들였지만 검찰의 추징보전에 따라 피해가 얼마나 회복될지는 미지수다.
피해자들이 손해배상을 받으려면 이씨 때문에 손해를 봤다는 인과관계를 인정받아야 한다. 특히 피해자 개개인별로 사례가 달라 사기 등의 피해를 입증하기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 또한 이씨가 허위 과장광고를 했더라도 직접 권유가 아닌 경우 최종 판단을 내린 피해자에게 책임이 돌아갈 수도 있다.
피해 규모 대비 이씨의 재산이 어느 정도 남아 있는지도 관건이다. 이씨가 투자자들을 현혹해 벌어들인 돈의 상당부분을 탕진했거나 빼돌렸을 경우도 대비해야 한다.
이씨는 현재 유사수신 행위만을 인정하고, 비상장 주식 등의 허위 정보 제공과 관련한 혐의는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8일 이씨의 동생 이희문(28)씨도 공범으로 구속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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