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애플의 에어팟은 좀 이상한 물건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제품은 헤드폰 시장을 바꿔놓을 것이다." (씨넷)
애플의 신제품 발표회에는 언제나 전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된다. 아직 써보지도 않은 제품들을 두고 네티즌들 사이에 갑론을박이 오간다. 코드를 싹둑 잘라 조금 허전해 보이기까지 한 무선이어폰 '에어팟'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17만원짜리…한 쪽이라도 떨구면 '큰일' = 7일(현지시간) 애플이 공개한 에어팟은 159달러(약 17만4000원)나 하는 고가품이다. 이어폰 한 쪽당 약 80달러인 셈이다. 이어폰과 이어폰 사이를 연결해 주는 코드는 사라진 대신, 무선칩을 통해 아이폰이나 애플워치와 연동해 쓸 수 있다. 번거로운 줄이 사라진 것은 좋지만, 마음 속에서는 내심 분실에 대한 우려가 솟아오른다.
언론들은 바로 이 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USA투데이는 "많은 사람들이 에어팟을 잃어버릴 것"이라고 비판했으며, 영국 가디언지 역시 "당신이 이어폰을 떨어뜨릴 확률이 5배나 늘어났으며, 가격 역시 5배 이상 늘어났다"고 비판했다.
트위터 사용자들도 애플의 에어팟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트위터 사용자들이 "운동 중 에어팟이 떨어질 수 있다"며 불만을 표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 사용자(@MatthewSantoro)는 "에어팟이 2016년 가장 많이 분실된 제품이 될 것"이라고 예견하기도 했다. CNBC방송 역시 트위터에서의 부정 평가가 29%에 달했다는 데이터를 인용해 에어팟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IT 매체들의 찬사…"써보면 다르다" = 하지만 정보기술(IT) 매체들의 의견은 좀 다르다. 이날 신제품 출시회에서 제품을 직접 만져본 IT 전문기자들은 호평을 쏟아냈다.
미국 IT 전문매체인 씨넷은 "에어팟을 직접 써 보니 소리가 매우 좋았고 착용하기도 편했다"며 "애플이 이야기한 것처럼 철저하게 에어팟이 (아이폰과) 연결된다면, '게임 체인저(게임의 규칙을 바꾸는 주체)'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단 사람들이 무선에 익숙해지면 과거처럼 선이 달린 이어폰으로 돌아가기 힘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를 감안하면 159달러라는 가격도 그리 비싼 것만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IT 전문지 와이어드 역시 "에어팟은 대부분의 블루투스 헤드폰보다 훨씬 가벼웠으며, 귀 위에 편안하게 자리잡았다"며 "이어팟(아이폰의 이어폰)에서 그저 선이 사라진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평했다. 무선임에도 기존 이어폰보다 음질이나 편리성이 떨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와이어드는 에어팟을 낀 모양이 "귀에 작은 막대사탕이 걸려 있는 것 같다"며 다소 부자연스럽다고 전했지만, 기기와의 연결에 약 3초밖에 걸리지 않는 등 그 어느 블루투스 헤드폰보다도 자연스럽다고 평가했다.
IT매체 기즈모도는 "디자인은 약간 1세대 느낌이 나며, 수년 내에 좀 더 정제된 (디자인의) 제품이 나오길 원한다"면서도 "수백 명의 기자들이 수백여 대의 기기를 사용하고 있었는데도 아이폰과 에어팟의 연결과정은 매우 매끄러웠다"며 높이 평가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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