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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한복판 아파트, 경매 단골 손님된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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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단지과 진출입로 놓고 송사 휩싸여 재건축 14년째 난항
5년간 시장에 나온 물량만 45채, 전체 가구의 17%
고령층 집주인들 대출이자 감당못해 잇따라 처분


강남 한복판 아파트, 경매 단골 손님된 속사정 개나리4차아파트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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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서울 강남구 선릉역 인근의 한 재건축 아파트단지에서 지난 5년동안 45채가 경매시장에 쏟아졌다. 전체가 264가구 규모라는 점을 감안하면 17%에 달하는 물량이 경매로 나온 것이다. 이례적으로 많은 경매물건이 나오게 된 사연에 관심이 모아진다.


주인공은 바로 역삼동 개나리4차 아파트. 1979년 입주한 후 30년이 가까워오며 노후화 정도가 심해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다. 그런데 인근 주민들과 송사에 휩싸이는 등의 이유로 14년째 재건축사업은 지지부진하다. 이에 고령층 위주의 아파트 집주인들이 160㎡(57평형)와 176㎡(62평형) 등 대형 주택을 매입하면서 대출받은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집을 경매처분하는 상황에 처하는 경우가 적잖은 것으로 알려졌다.

개나리4차 조합 관계자는 "집은 비워둔 채로 이주비를 받고 나간 분들이 대출이자를 내고 있다"면서 "대부분이 은퇴자이다보니 날로 불어나는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들었다"고 설명했다.


1대1 재건축을 추진했던 이 아파트는 2008년경 주택경기가 나빠지자 현금청산을 원하는 가구가 100가구에 가까워지면서 사업이 한 차례 고비를 맞았다. 현금청산이란 재건축 후 아파트를 새로 받는 대신 지분만큼 현금으로 보상을 받는 것을 말한다. 게다가 진출입로를 둘러싸고 인근단지와 법정다툼도 이어졌다. 이 일대의 개나리 1~6차 아파트는 각 단지 소유의 도로를 공동으로 써왔는데 단지별로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개나리4차는 현재 인도로 사용중인 인근 성보아파트(테헤란아이파크) 소유의 27.1㎡(8.2평)의 땅을 11억3000만원에 사들여 진출입로로 쓰기로 했다. 이로써 개나리4차는 용적률을 299%로 높이고, 가구수도 499가구로 늘려 재건축 사업을 본격 추진하려 했다.


하지만 성보 아파트 일부 주민이 반발하면서 사업은 다시 멈춰섰다. 성보아파트 조합이 적정 수준의 조합원 동의를 받지 못한 채 해당 토지를 내주면서다. 이들은 해당 토지의 지목 변경을 무효라고 주장했다. 1심은 개나리4차 조합이 조합원총회를 열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각 당했고 오는 7일 2심 결과를 앞두고 있다.


경매에 부쳐지는 물건은 차츰 줄어들고는 있다. 2011년 4건이 경매로 나온 이후 2012년 14건으로 가장 많았다가 2013년 12건, 2014년 11건, 2015년 4건 등으로 진정되는 분위기다.


개나리4차 조합은 최근 다른 진출입로를 찾으면서 재건축 사업이 정상화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남구청은 최근 현재 진입도로로 사용하고 있는 역삼동 712-5 일부를 도시계획시설(도로)로 결정하겠다는 열람공고를 냈다. 현금청산 희망자 수가 과거에 비해 현저히 줄어든 것도 희망적인 요소다. 조합 관계자는 "지난 7월 말 열었던 조합총회에서 재건축 사업 추진 이해 가장 많은 수의 조합원이 참여했다"면서 "현금청산자 수가 50명 이하로 낮춰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개나리4차 아파트는 25층, 264가구에서 재건축 이후에는 35층, 499가구로 변경된다. 또 한 가구당 재건축 이후에는 전용 84㎡와 60㎡ 이하 중소형 아파트 두 가구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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