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므바흐 옹은 레닌과 '동갑'…나이지리아 오로핀투이 옹은 24살 '연상'이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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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26일 외신은 일제히 세계 최고령 노인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보도했습니다. 올해 146세인 인도네시아의 므바흐 고토 할아버지. 1870년 12월 31일에 태어나셨다고 하는데요. 공산주의 혁명을 이끈 블라디미르 레닌이나 소설가 찰스 디킨스와 동갑이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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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형제 4명의 아내를 뒀던 고토 할아버지는 자녀들을 모두 저 세상으로 떠나 보내셨다는데요. 24년전인 1992년에 이미 자신의 묘비를 만드셨다는군요. 할아버지의 소원은 손주들이 편해질 수 있도록 자신이 세상을 뜨는 것이라고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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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여기서 반전. 고토 할아버지가 진짜 146세인지 여부를 증명하기 어렵다네요. 주민등록증에는 1870년생이라고 되어 있지만 출생신고서 등 관련서류가 없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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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세계 최고령 노인은 여러나라에서 속속 등장하고 있죠. 에티오피아에서 농사를 짓는 다카보 에바(Dhaqabo Ebba) 할배는 자신이 163세라고 주장하고 계시죠. 나이지리아의 제임스 올로핀투이 할아버지(James Olofintuyi)는 "내 나이는 170세"라고 말씀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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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에는 브라질에 사시는 주앙 코엘료 더 소우자 할아버지가 131세로 세계에서 가장 나이가 많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지난 4일에는 중국 사천성에 살고 있던 현존 세계 최고령 할머니(119세)가 돌아가셨다고 신화통신이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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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기네스북에 공식 기록 사상 최장수 인물은 잔 칼망이라는 프랑스 할머니입니다. 1997년에 돌아가신 이 할머니는 총 122년하고도 164일을 사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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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 기록을 보유한 사람은 세계에서 1명 뿐일텐데 왜 여기저기서 가장 오래 산 사람들이 나타나는 걸까요. 헷갈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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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추론은 국가마다 제대로 된 인구조사가 실시된 적이 없거나 너무 늦게 했다는 겁니다. 이웃나라만 보더라도 중국은 1949년경에, 일본은 1872년에 호적제도가 개시됐어요. 또 예전에는 원래 나이를 속이는 경우가 허다했으니 '최고령'이라 해도 다 믿기 힘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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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로는 세계기록을 조사하는 기관이나 업체가 여럿이라는 겁니다. '월드레코드어소시에이션'과 '기네스북', '캐링더플래그'의 기록들이 다 제각각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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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매체의 무분별한 보도가 사람들의 혼돈을 부추기기도 합니다. 세계최고령자라고 '주장'하는 사람이나, 여러 조사기관의 보도자료를 기사화하면서 '세계 최고령 노인 등장'이라는 식의 자극적인 제목을 붙이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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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기록(?)을 가진 노인들은 한결같이 "장수의 비결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은 것"라고 밝혔습니다. 여유롭고 조용한 일생을 보내고 있는 그분들께 세간의 관심이 누가 될진 않을지 염려되네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박충훈 기자 parkjovi@asiae.co.kr
이경희 디자이너 moda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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