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통사와 협의해 환불기간 2주 이상으로 연장"
이통사·판매점·카드사 간 경품 환불문제 불거질 듯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전량 교환을 결정했다. 국내 환불 가능 기간도 기존 2주보다 더 늘어난다. 원래대로라면 한국에서 갤럭시노트7을 교체할 수 있는 날짜는 오는 19일까지다. 이에 따라 이동통신사, 휴대폰 유통점 등에서 지급한 각종 경품 혜택 환불에 대한 문제도 불거질 전망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2일 서울 중구 삼성전자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입 시기와 상관없이 갤럭시노트7 판매 대수 전량을 신제품으로 교환해드리겠다"며 "이동통신사와 협의해 환불기간도 2주 이상으로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고 사장은 "갤럭시노트7 신제품 교환을 위해 자재를 수급하고 제품을 준비하는 데에는 약 2주가 걸릴 것"이라며 "국가별 리콜 시기는 추후 공지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4일부터 제품 충전 시 발열로 스마트폰이 타버리는 사고가 잇따르자 신속하게 내린 결정이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리콜을 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소비자 손에 쥐어진 물량을 포함, 사업자에게 나간 전체 물량은 250만대 수준이다.
고 사장은 "피해 보상 금액 규모와 상관없이 고객의 안전과 품질, 고객 만족 차원에서 응대해드리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며 "소비자가 원할 경우 환불해드리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3일부터 갤럭시노트7 고객들이 배터리 이상유무를 확인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서비스센터에 마련한다. 다른 스마트폰을 대신 사용하거나 갤럭시S7 엣지 등의 타 제품으로 교환할 수 있는 방법도 준비할 계획이다. 다만 갤럭시노트7의 구체적인 환불 방법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전량 리콜이 결정되자 이동통신사와 휴대폰 유통점, 카드사 사이에서는 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갤럭시노트7 개통 고객들에게 지급했던 각종 혜택의 환불 문제도 함께 얽혀있기 때문이다.
휴대폰 유통점에서는 갤럭시노트7 개통 고객에게 이미 휴대폰 케이스, 액정보호필름, 보조 배터리 등의 사은품을 챙겨줬다. 이는 유통점에서 각자 지급한 것으로 삼성전자의 리콜과는 관련이 없다.
신용카드사와 제휴를 통해 갤럭시노트7을 판매한 이동통신사도 난감한 상황이다. 이동통신3사는 갤럭시노트7 출시 전후로 각각 카드사와 제휴를 맺고 'T삼성카드2 v2', '프리미엄 슈퍼할부카드', '라이트플랜 신한카드'를 출시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구입한 뒤 제휴카드를 발급, 카드 사용 금액만큼 통신요금을 할인받는 제도다. 이에 해당되는 가입자는 5만명 수준으로 추정된다 .
이는 이동통신사와 신용카드사와의 계약이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리콜에 포함될지 미지수다. 카드사는 이동통신사 고객에게 요금 혜택 및 청구할인 혜택을 지급하는 대신 약정기간(2~3년)동안 자사의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었다. 개통철회, 환불하는 고객이 발생할 때 입은 피해를 이동통신사가 보상해야할지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제품문제면 제조사에서 환불에 대한 책임이 있다"며 "제조사에서 상세 가이드가 나오면 그에 맞춰 고객 불편을 최소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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