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김민영 기자]사상 최악의 위기 상황에 처한 국내 조선ㆍ철강업체들이 불황의 터널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다. 분식회계로 미래가 불투명한 대우조선해양을 제외하고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등의 업체는 하반기 실적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해운업종은 현대상선, 한진해운 등이 경영정상화 작업을 하고 있어 뚜렷한 실적 전망 마저 나오기 힘든 상황이다.
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의 현대중공업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3개월 전 보다 71.86% 늘어난 3427억원에 달한다.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도 3개월 전보다 97.83% 증가한 3635억원이다. 삼성중공업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3개월 전보다 106.5% 늘어난 458억원에 달한다.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도 3개월 전 보다 90.89% 증가한 524억원이다.
이는 국내 증권사들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구조조정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뜻이다. 최근 메리츠종금증권이 불황형 흑자 기조를 보이고 있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안정적 영업실적과 재무구조는 재평가 받아야한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현 메리츠종금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은 3조5000억원의 자구책을 마련해 그룹 전반의 경영 정상화 노력은 진행 중으로 9개 사업 부문의 합리적인 자원 재분배를 위해서는 사업구조 재편이 필요하다"며"경쟁사들과 달리 시추설비와 생산설비의 인도지연 리스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의 상황은 다르다.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3개월전보다 31.37% 감소한 432억원에 그쳤다.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인 740억원도 3개월 보다 12% 하향 조정된 것이다. 대우조선은 내부 회계 부정 문제와 불황 여파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철강업계는 실적이 개선되는 흐름이다. 증권가에서 중국 정부의 철강 구조조정 효과로 3분기에 철강사들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포스코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3개월 전 보다 8.99% 늘어난 8120억원에 달한다.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역시 같은 기간 보다 7.33% 증가한 7970억원이다.
박현욱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고로 개보수가 마무리되면서 2분기 대비 3분기 판매량이 늘어났고, 2분기 내수 가격인상 효과가 3분기에 완전 반영돼 평균판매단가가 상승했다"며 "중국 철강 가격 오르면서 베트남, 인도네이사 등에 있는 해외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으로 연결 영업이익이 8000억원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현대제철 역시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3개월 전보다 4.29% 늘어난 3799억원, 4분기 역시 같은 기간보다 4.86%증가한 4457억원에 달한다.
반면 해운사는 영업이익 추정치 전망조차 제시못할 정도다. 결국 법정관리행을 맞게된 한진해운의 경우 증권사 중 두 곳이 겨우 내놓은 영업이익 평균 추정치도 3개월 전 500억원에서 현재 304억원 적자로 무려 977% 하향 조정됐다. 한진해운은 최근 채권단이 지원 불가 방침을 내리면서 법정관리 수순을 밟게 됐다. 현대상선은 단 한 곳의 증권사도 실적 전망을 내놓지 않았다. 현대상선은 최근 용선료협상ㆍ사채권자 집회ㆍ채권단 자율협약, 해운 얼라이언스 가입 등 경영 정상화에 고심분투하고 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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