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重 노협, 오후 1시~5시 부분파업
조선 '빅3' 중 올해 첫 파업
대우조선·현대重도 이달 중 파업 가능성 커
노사 갈등에 구조조정 실행 '안갯속'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삼성중공업 근로자들이 7일 조선 대형 3사 중 첫 파업에 나서면서 조선업 전체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 역시 줄줄이 파업을 예고하고 있어 구조조정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이하 노협)는 이날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4시간 동안 전면 파업에 나선다.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조선 '빅3' 중 올해 첫 파업이다. 조합원들은 파업이 시작되면 작업을 전면 중단하고 광장에 모여 집회를 열 계획이다.
노협은 현재까지도 사측이 자구안 철회 의사를 밝히고 대화 창구를 열면 모든 투쟁을 잠정 중단하겠다는 계획이다. 양측은 이날 오전 중 막바지 타협을 시도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주에도 여러 차례 만나 구조조정 협의를 벌였지만 타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 승인을 받은 자구안을 사측이 철회하는 것은 사실상 힘들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 노사는 현대중공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지난해에도 조선 대형 3사 중 가장 먼저 임금·단체협상을 체결했고, 조선사 연대 부분파업에도 삼성중공업 노협은 참여하지 않는 등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왔다.
하지만 사측이 지난달 일방적으로 자구안을 만들고 이를 강행하자 투쟁 일변도로 대응방침을 바꿨다. 지난달 29일에는 서울 서초동 삼성본관 앞에서 상경투쟁을 벌였고, 5일과 6일에는 안벽 차단 집회를 벌이는 등 실제 행동에도 나서고 있다.
같은 거제시에 조선소를 두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 역시 파업 절차를 다시 밟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구조조정 반대를 위한 파업이 경남지방 노동위원회(지노위)로부터 거부되자 임단협 난항으로 쟁의목적을 바꿔 파업을 다시 준비하고 있다. 지난 4일부터 3일 간 파업 찬반투표를 재실시, 88%의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하기도 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일단 상황을 지켜본 뒤 파업 여부 및 돌입 시기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회사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삼성중공업이 파업에 돌입했다고 해서 따라 나서진 않겠다는 것이다. 다만 노사 간 협상이 지지부진할 경우 삼성중공업 노협과 공동투쟁 및 집회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빅3 노조 중에서 가장 강성인 현대중공업 노조도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1일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조정종료' 통보를 받아 합법적인 파업도 가능해졌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5월 시작한 올해 임금·단체협상에서 회사와의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쟁의발생을 결의하고 중노위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파업 준비를 사실상 마쳤지만, 이번주에는 임단협 교섭에 매진할 계획이다. 지난 5일 진행된 교섭이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하고 끝난 만큼 이날 열리는 교섭이 사실상 '데드라인'이다. 노조는 사측이 교섭을 회피한다고 판단될 경우 다음 주부터 당장 파업 막바지 준비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자동차 노조와 동시 파업을 진행할 가능성도 높다. 앞서 현대차 노조가 임금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파업 절차를 밟고 있는 만큼 시너지를 높이려는 차원에서다. 현대중공업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진정성을 갖고 임단협에 임하지 않는다면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 일정을 확정해 진행하겠다"며 "파국의 모든 책임은 사측이 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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