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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팬오션 재기모델 한진해운, 따르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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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크선 아닌 컨테이너선 위주…해운동맹 퇴출 등 사업유지 어려워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신청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STX팬오션의 사례가 다시 언급되고 있다. STX팬오션은 2013년 6월 법정관리 개시 이후 선박이 대거 압류됐지만 비용절감과 영업재개 노력 끝에 2년만에 법정관리를 졸업하고 하림그룹에 매각됐다. 이 과정에서 산은의 DIP(법정관리기업에 대한 대출)금융 지원도 받았다. 법정관리행이 유력한 한진해운은 이런 길을 밟은 수는 없을까. 일단 현재까지의 분위기를 보면 부정적인 것이 사실이다. 업계는 한진해운의 사업모델 특성상 팬오션의 모델을 따르긴 어렵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선 팬오션과 한진해운의 사업모델이 다르기 때문에 한진해운이 팬오션식 재기 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한다. 정용석 KDB산은 부행장은 "주로 벌크선 장기 운송계약으로 영업했던 팬오션과 달리, 원양 컨테이너 정기 운항이 영업 모델인 한진해운은 법정관리 돌입과 함께 해운동맹 퇴출, 용선료 미지급에 따른 채권 회수 조치 등이 줄을 이을 수 있다"면서 "이렇게 되면 사업유지 자체가 어려워 회생되기 보다는 파산을 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당시 STX팬오션의 자금줄이 돼줬던 DIP금융도 나서기가 어렵다는 것이 채권단의 시각이다. DIP금융이란 법정관리 기업에 대한 대출을 뜻한다. 낮은 회생 가능성에 상응하는 높은 금리로 투자를 감행하려는 대출 수요가 있어 법정관리에 들어간 기업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대출이다. 예컨대 2011년 2월 법정관리에 들어간 대한해운은 SC로위 등 외국계 금융사 5곳에 연금리 20%대의 8500만달러 DIP금융을 조달한 바 있다. 2013년 팬오션 또한 산은에 2000억 규모의 DIP금융 지원을 받았다.


하지만 이같은 DIP금융 또한 한진해운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것이 채권단의 분위기다. 채권단 관계자는 "팬오션은 벌크선 위주라 해외상거래채권까지 모두 동결시키고 사업유지를 할 수 있었지만 한진해운은 얼라이언스에 퇴출되면 사업유지 자체가 어렵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팬오션과 같은 구조의 DIP금융지원이 이뤄지긴 지금으로선 상당히 어려워보인다"고 말했다.

팬오션과 같이 법정관리 개시 자체가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법원이 기업 회생과 청산을 가르는 기준은 '영업을 해서 이익을 낼 수 있느냐'다. 하지만 법정관리 신청과 동시에 한진해운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대금을 받지 못한 채권자들은 한진해운 자산을 압류할 가능성이 커 영업을 유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이미 발생된 연체 용선료나 채권에 대해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있다"면서 "물론 한국법원에서 정한 기업회생 절차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 국가가 많긴 하지만 지금 상황으로 봐선 선박금융이나 용선주들이 자발적으로 한진해운의 사업재기 가능성을 열어주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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