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명문골프장을 대표하는 최고의 상징물, 퍼터보이와 교회 의자 벙커, 베어트랩 등도 '명소'
[아시아경제 노우래 기자] '랜드마크(landmark)'.
어떤 장소를 대표하는 상징물이다. 누구나 자연스럽게 사진기를 꺼내는 곳이다. 지난 29일 끝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플레이오프(PO) 1차전' 더바클레이스(총상금 850만 달러)의 격전지 미국 뉴욕주 파밍데일 베스페이지스테이크파크 블랙코스의 경우 '경고문(Warning sign)'이 랜드마크라는 게 이색적이다. "블랙코스는 고수만이 칠 수 있는 굉장히 어려운 곳"이라는 친절한(?) 안내문이 붙어 있다.
'명인열전' 마스터스가 열리는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의 상징은 11~13번홀의 '아멘 코너(Amen Corner)'다. 선수들이 이 홀을 지날 때마다 절로 '아멘'이란 소리가 나온다고 해서 붙은 별칭이다. 12번홀의 개울 '래의 크릭(Rae's creek)'과 그린 앞에 있는 다리 '호건 브리지(the Hogan Bridges)', 13번홀(파5)의 '넬슨 브리지(the Nelson Bridges)' 등이 대표적인 명소다.
'최고(最古)의 메이저' 디오픈의 개최지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의 아이콘은 '스윌컨 브리지(Swilken Bridge)'다. 무려 800년 전부터 교회와 마을을 연결하던 돌다리가 출발점이다. 골프장 조성과 함께 코스에 편입됐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18번홀의 이 다리를 건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우승자는 '클라레 저그'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은퇴를 선언한 빅스타들은 고별인사를 하는 무대다.
2014년 US오픈을 치렀던 파인허스트골프장은 '퍼터 보이(The Putter Boy)가 유명하다. 2번 코스 클럽하우스 바로 앞 18번홀 그린 옆에 있는 동상이다. 원래 '선다이얼 보이(Sundial Boy)'로 불렸다. 이 아이가 들고 있는 클럽 샤프트가 해시계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1912년 세워졌으니 이젠 '올드 보이'가 된 셈이다. 샷을 준비하는 옛날 어린 목동의 모습이 시선을 끈다.
더스틴 존슨(미국)이 우승한 올해 오크먼트골프장은 '교회 의자 벙커(Church pews bunkers)'가 상징이다. 3번홀과 4번홀 사이에 있는 길이가 무려 102야드에 달하는 장애물이다. 벙커 안에 자리 잡은 12줄의 잔디가 교회의 길쭉한 의자를 연상시킨다. 잔디 고랑에 공이 빠지면 언덕 때문에 스탠스를 취하기조차 어렵다. 올해는 크리스 크로포드의 캐디가 연습 라운드 도중 악명 높은 벙커에서 발목을 다치기도 했다.
이밖에 하버타운골프링크스의 '등대(Lighthouse)'와 콜로니얼골프장의 '벤 호건 동상(Ben Hogan statue)' 등이 명소로 꼽히고 있다. '제5의 메이저' 더플레이어스가 열리는 소그래스TPC의 승부처 17번홀(파3)의 아일랜드 그린, PGA내셔널골프장의 '베어 트랩(The Bear Trap)', 메리온골프장에서 핀 대신 사용하고 있는 '위커 바스켓(Wicker baskets), 아메리카내셔널골프장의 '풍차(Windmill)' 역시 대표적인 랜드마크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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