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북한 중앙통신이 태영호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의 귀순과 관련해 남한이 범죄자를 끌어들여 '동족 대결'에 이용하고 있다고 논평했다.
20일 북한 중앙통신은 논평을 통해 "영국 주재 대표부에서 일하다가 저지른 범죄행위가 폭로되자 법적처벌을 피하기 위해 가족과 함께 도주한 자를 남조선이 끌어 들어 놀음을 벌여놓았다"고 주장했다.
태 공사의 귀순과 관련한 북한 중앙통신의 논평은 지난 17일 우리 정부가 귀순을 공식 발표한 이후 사흘만에 나온 첫 반응이다.
북한 중앙통신은 "(태영호가) 국가 자금을 횡령하고 국가 비밀을 팔아먹었으며 미성년 강간 범죄를 저질러 지난 6월에 이미 소환지시를 받은 상태였다"며 "우리는 사건 발행 초기부터 영국에 도주자를 넘겨줄 것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이어 "영국이 범죄자를 빼돌려 범죄행위에 가담하고 남조선 괴뢰들의 동족 대결을 부추기는 오점을 남겼다"고 덧붙였다.
앞서 통일부는 전일 태영호 주영(駐英) 북한대사관 공사의 귀순과 관련해 "북한도 내부에 미칠 파장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탈북이 발생한다고 해서 북한이 반드시 반응을 보인다는 그런 것은 없다"며 이 같이 말했다.
정 대변인은 태 공사의 귀순이 한국 정보당국이 뇌물을 줬거나 강압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 "자발적으로 (한국에) 갔다고 하면 자기 체제에 대한 비하, 패배감을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남쪽이나 다른 유혹에 빠져서 갔다고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일본 소재 조미평화센터 김명철 소장은 지난 18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 인터뷰에서 태 공사의 귀순은 "한국 정보기관들의 전형적인 작업으로 북한을 붕괴시키려는 책략의 일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정 대변인은 최근 북한 외교관의 망명이 증가하는 추세와 관련, "결국은 체제가 싫은 것이다. 그 체제에서는 도저히 앞으로의 삶을 영위해나갈 수가 없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에 나왔을 것"이라며 "당장 금년도에 벌어지는 대북제재 국면과 무관하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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