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비서실과 국민공감전약위원장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당직인선에 나섰다. 이 대표가 임명할 수 있는 당직은 20여개에 이른다. 이번 인사는 신임 대표의 당 운영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어, 당 안팎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특히 이 대표 본인이 대통령에게 건의했던 '탕평인사'가 제대로 이뤄질지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대표는 전당대회 선거운동 기간부터 취임까지 '탕평과 화합'을 외쳐왔다. 그는 당직 인선에 대해 "제 인사의 답은 하나다. '과거를 묻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비박이니까 배제한다던지, 친박이니까 특별하게 한다든지 이런 식으로는 하지 않겠다"며 "누구랑도 친분을 유지할 수 있다. 그것을 알려고 하지도 않을 것이고 따지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17일 신설된 국민공감전략위원장에 비례대표 김성태 의원을, 디지털정당위원장에 경기 광명을 당협위원장인 주대준 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 부총장을 각각 내정하고 18일 임명장을 수여했다. 앞서 지난 12일에는 윤영석 의원을 대표비서실장으로, 서울 노원을 당협위원장인 홍범식 변호사를 대표비서실 부실장으로 임명했다.
새누리당은 "이번 인사의 특징은 원내 2명, 원외 2명으로 원내외 균형을 맞춘 인사로 앞으로도 전문성을 갖춘 원외인사를 당직의 적재적소에 발탁하여 역할을 부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번 인사가 이 대표가 강조해온 '탕평인사'에는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윤 의원과 김 의원은 계파색이 옅다고는 하지만 친박(친박근혜)인사다. 여기에 주요당직으로 주목을 받아왔던 국민공감전략위원장, 대표의 측근인 비서실장에 모두 '친박 원내 인사'가 임명되었다. 신설된 국민공감전략위원장은 모바일 공간에서 일반 국민과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당 정책에 반영하는 중책이 예고되어 있어 이 대표의 '탕평인사'의 바로미터로 분류되어져 왔다. 아직은 부족한 계파 청산 상황을 반영하듯 17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는 4선 이상 중진 21명중 8명만 참석했다. 특히 각 계파별 대표 주자들이 모두 불참했다.
남은 당직 중 가장 주목받는 자리는 당무감사위원장이다. 총선 참패 이후 느슨해진 당협위원회 조직을 재건하는 막중한 책무가 주어진다. 당무 감사를 거쳐 부실한 당협을 추스르고 당협위원장도 새로 임명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당협 조직 정비는 내년 대선 경선 승부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어서 누가 당무감사위원장을 맡느냐를 놓고 계파 간 신경전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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