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실적 부진에 빠진 미국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을 꺼리면서 증시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조사기관 트림탭스 인베스트먼트 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기업은 2분기 실적발표 시즌인 7월8일~8월15일 하루평균 18억 달러의 자사주 매입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12년 2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올해 1~7월 기준으로도 자사주 매입은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한 3765억달러를 기록했다. 2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미국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에 소극적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또 2분기 결산기에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한 기업 수가 하루 평균 3.3개로 2013년 3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30억달러 이상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미국 기업은 5곳뿐이다. 바이오젠(50억달러), 비자(50억달러), CBS(50억달러), 아메리칸 인터내셔널(30억달러), 21세기폭스(30억달러) 등이다.
역사적으로 자사주 매입은 증시 부양에 크게 기여했기 때문에 최근 이 같은 경향은 지지부진한 증시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데이비드 상치 트림탭스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는 "기업이 자사주 매입에 소극적인 것은 향후 시장에 밝지 않은 견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자사주 매입량이 줄어들면서 증시는 활기를 잃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낙관론도 제기되고 있다. 브라이언 레이놀즈 뉴 알비온 파트너스 수석 시장분석가는 "최근 활발해지고 있는 사채 발행의 움직임이 자사주 매입을 떠받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히며 시장에 긍정적인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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