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올해 들어 상장사들의 자사주 취득 건수와 규모가 전년 대비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사주 취득으로 인한 주가부양 효과는 코스피보다 코스닥에서 더 컸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27일까지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자사주를 취득한 상장사는 총 64곳으로 전년동기 대비 36.2% 증가했다. 코스피에서는 총 29곳이 약 5조8629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공시를 제출했으며 이는 전년동기 대비 237.9% 늘어난 액수다. 특히 상반기 삼성전자가 이익소각 목적으로 두차례에 걸쳐 5조원이 넘는 대규모 자사주 취득 공시를 내 자사주 취득 예정금액이 급증했다. 코스닥에서는 35곳이 약 4360억원에 달하는 자사주 취득 공시를 냈으며 이는 전년동기 대비 370.6% 증가한 금액이다.
상장사들의 자사주 취득에서 종료시까지 평균 주가상승률은 코스피의 경우 시장수익률 수준에 머물렀다. 반면 코스닥에선 시장수익률 대비 초과수익을 냈다. 코스피에서 자사주 취득을 결정한 상장사 31곳의 주가는 평균 3.16% 상승했으며 이는 코스피 대비 0.09%p 낮은 수준이다. 코스닥 31곳의 주가는 평균 8.54% 올랐으며 이는 코스닥지수 대비 5.79%p를 웃돌았다.
상장사별로 가장 큰 자사주 취득 규모를 밝힌 곳은 코스피의 경우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28일과 4월28일 각각 3조원, 2조34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자사주 취득시부터 종료시까지 주가는 각각 13.54%, 15.73% 상승했다. 이어 삼성생명이 지난 1월28일 3355억원 규모의 자사주 계획을 밝힌 이후 주가가 자사주 종료시점까지 2.28% 상승한 반면 현대차(1747억원)와 호텔신라(1005억원)는 주가가 각각 5.21%, 0.56% 하락했다.
코스닥에서는 지난 2월1일 53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공시를 낸 메디톡스가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주가는 오히려 16.09% 하락했다. 아바텍 역시 지난 1월5일 49억원어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으나 자사주 종료시까지 주가는 2.36% 내렸다. 반면 국보디자인(37억원), 에스와이패널(37억원), 세우테크(33억원)는 각각 32.4%, 35.7%, 20% 오르며 주가 부양에 성공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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