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탄핵 위기에 몰린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이 이번주 상원의원들에게 서한을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호세프는 탄핵을 피하기 위해 서한을 통해 상원의원들에 마지막으로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15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호세프는 서한에서 탄핵을 주도하는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 권한 대행을 비판하고 사법 당국의 지속적인 부패수사를 보장하는 한편 부패 연루 인사들을 공직에 기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할 것으로 전해졌다.
호세프는 또 자신의 정부가 실수했으나 현행법을 위반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탄핵안이 부결되면 경제성장과 고용 확대 등을 위한 조치를 즉각 시행하겠다는 뜻도 밝힐 예정이다. 이와 함께 시민·사회단체와 소통을 확대하고, 조기 대선을 위한 국민투표 시행계획도 거듭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호세프 대통령은 현재 측근들과 함께 서한에 담을 내용을 가다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상원의원들의 거부감을 고려해 테메르 권한대행 측을 쿠데타 세력으로 규정할 것인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측근들은 말했다.
브라질 상원은 오는 25일부터 호세프 대통령 탄핵안 최종표결을 시작한다.
탄핵심판의 마지막 절차로 진행되는 상원의 최종표결은 히카르두 레반도브스키 대법원장이 주재한다. 최종표결 절차는 이달 안에 끝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21명의 의원으로 이루어진 상원 탄핵특별위원회는 지난 4일 찬성 14표, 반대 5표로 호세프 대통령 탄핵 보고서를 채택하고 상원 전체회의에서 탄핵안을 처리하도록 권고했다.
이어 상원은 지난 9일 밤부터 10일 새벽까지 전체회의를 열어 찬성 59표, 반대 21표로 탄핵 보고서를 통과시켰다. 상원이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사유를 공식적으로 인정했다는 의미다.
최종표결에서 전체 의원 81명 가운데 3분의 2인 54명 이상이 찬성하면 탄핵안이 가결된다. 그렇게 되면 호세프 대통령은 퇴출당하고 2018년 말까지 남은 임기는 테메르 대통령 권한대행이 채운다.
브라질 언론의 분석에 따르면 상원의원 가운데 43∼45명은 탄핵안에 찬성하고 18∼19명은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7∼20명은 의견을 밝히지 않거나 의견을 정하지 않고 있다.
좌파 노동자당(PT)은 호세프 대통령이 탄핵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탄핵정국 이후를 준비하고 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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