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반포자이 3.3㎡당 4290만원 최고
조합, 4200만~4300만원선 논의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3.3㎡당 4290만원. 이제껏 분양된 일반 아파트 가운데 가장 비싼 '신반포자이' 분양가다. 웬만한 수입중형차 한대값과 맞먹는다. 이달 분양을 앞둔 강남구 개포주공3단지 재건축아파트(디에이치 아너힐즈)는 일반분양분 가격을 당초 3.3㎡당 4457만원으로 책정했으나 정부의 개입에 4137만원으로 낮추면서 최고 분양가 기록은 그대로 유지됐다.
그런데 이 기록은 곧 깨질 가능성이 높다. 서초구 잠원동에서 다음달 분양을 앞둔 신반포5차 재건축아파트 '아크로리버뷰'에 관심이 모인다. 고분양가 논란의 여진이 아직 가시지 않았지만 강남권에서도 선호도가 높은 한강변인데다 인근 새 아파트 시세가 부쩍 뛰면서 최고분양가 기록이 나올 것이란 전망이 많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 아파트 재건축조합은 최근 관리처분변경총회를 열고 일반분양물량을 최종 확정했다. 총 595가구로 재건축되며 이 가운데 41가구가 일반분양으로 예정됐다. 당초 지난해 말부터 일반분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으나 몇차례 늦춰졌다. 조합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다음달 중순 전후로 일반분양에 나설 계획"이라며 "구체적인 시기나 분양가에 대해선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재건축 아파트는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3.3㎡당 4500만원 이상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란 평가가 많았다. 수요가 몰리는 만큼 값을 높게 매겨도 미분양 우려는 거의 없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들어 분위기가 바뀌었다. 정부가 "강남 재건축단지에 거품이 있다"(강호인 국토부 장관)며 고분양가를 옥죄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각종 정책이나 인허가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재건축사업장으로선 분양가 책정을 두고 고심이 깊어졌다.
주변 중개업소 얘기를 종합하면 현재 조합 안팎에서는 3.3㎡당 4200만~4300만원 선에서 논의가 오가고 있다. 단지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한 가구만 나오는 10층 일반분양분은 3.3㎡당 5200만원 전후도 가능할 것이란 얘기가 있지만 나머지 일반분양으로 나오는 3~4층 물량은 4200만원 안팎에서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아파트 분양가격의 평균치는 전체 공급면적과 분양수익을 갖고 산출하는 만큼 모수가 적은 고분양가구는 전체 평균값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디에이치 아너힐즈의 고분양가를 지적하면서 적용했던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면, 아크로리버뷰의 경우 3.3㎡당 평균 4720만원까지 가능하다. 같은 서초구에 있는 아크로리버파크가 이달중 입주를 앞두고 3.3㎡당 5000만원이 넘는 가격에서 거래 중인 점을 감안하면 4000만원 후반대 가격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하지만 인허가 키를 쥔 당국이 지켜보는 만큼 '수위조절'에 나서야한다는 의견도 적잖은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올 들어 치열해진 강남권 재건축단지의 고분양가 경쟁은 다소 누그러졌지만 정부가 의도한대로 강남재건축에 시중자금이 몰리는 것까지 막을 수 있을지에 대해선 좀더 지켜봐야한다는 전망이 많다. 당장 기준금리는 추가 인하 가능성이 높은 상태여서 부동산으로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은 더욱 높다. 디에이치 아너힐즈의 사례처럼 겉으로 드러나는 분양가는 낮췄지만 전매제한기간이 끝난 후 거래될 분양권의 웃돈까지 틀어쥐긴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새 아파트의 옵션 등 적잖은 추가비용을 어떻게 볼지도 관건이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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