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수출주에 긍정적인 요소들이 존재하므로 계속해서 투자 비중을 유지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0일 "수출주 투자를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인데, 수출 대상국의 경기, 환율 민감도, 외국인 수급이 이에 해당된다"며 "서프라이즈 지수에서 보듯이 최근 G2를 비롯한 주요국의 경기모멘텀이 점차 회복되고 있다. 한국 수출에 뚜렷한 호재 요인"이라고 말했다.
최근 시장의 화두는 원화 강세다. 원·달러 환율은 어제 1106.1원으로 연저점을 경신했는데, 여기에는 52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가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경상수지가 자리잡고 있다. 금융계정에서 순달러화 공급이 2분기 순유입으로 전환된 점 역시 원화 강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신용등급 상향도 원화 강세에 힘을 더했다.
김대준 연구원은 "수출주 투자를 긍정적으로 보는 첫 번째 이유는 한국의 수출 대상국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며 "한국은 수출 주도형 경제를 구축한 탓에 성장 동력을 해외에 의존할 수 밖에 없고 대외 경기 개선이 한국에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수출주 투자를 좋게 보는 두 번째 이유로 환율 민감도를 꼽았다. 그는 "최근 5년 KOSPI 주요 업종의 상대수익률과 원·달러 환율 변화율의 민감도를 추정하면, 외환시장에서 확인되는 변화는 대부분의 수출주에 부정적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다"고 했다.
반도체, 철강, 화학, 조선, 기계 등 IT, 소재, 산업재 업종은 원화 강세 구간에서 BM대비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반면, 자동차 관련주는 원화 약세를 호재로 반영하므로 앞서 언급했던 업종과는 다른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외국인의 수출주 순매수도 호재 요인이다. 원·달러 환율은 브렉시트로 인해 급격한 변동성을 보였으나, 연준의 금리 인상 연기로 1100원대로 반락한 상태다. 그런데 이때 외국인은 시장에서 화장품, 반도체, 상사·자본재 업종 순으로 순매수를 이어갔다.
그는 "만약 원화 강세가 수출주의 펀더멘털을 훼손시켰다면, 이들은 해당 주식을 매수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러나 외국인은 환율에 무감각한 모습을 보이며, 수출주 투자에서의 핵심은 환율이 아님을 보여줬다"고 했다.
그는 또 "수출주는 업종별로 상승 모멘텀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한국의 전체 수출에서 78%를 차지하는 13대 품목을 기준으로 할 경우, 모멘텀이 가장 강한 업종은 IT로 보인다"고 했다. 핸드폰을 포함한 무선통신기기는 미국 수출 비중이 30%에 달하는데, 미국의 경기 개선으로 수출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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