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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포퓰리즘으로부터 국민연금 지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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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상임부회장

[뷰앤비전]포퓰리즘으로부터 국민연금 지키기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상임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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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출범한 국민연금은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 외형으로는 세계 3대 연기금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정부 재정계산에 따르면 국민연금 적립금은 2043년 2561조원으로 정점에 도달한 이후 점점 감소해 2060년에 모두 소진될 것으로 추계되고 있다. 현재 1.21명에 불과한 낮은 출산율과 유례없는 고령화 속도를 감안하면 소진시점은 더욱 빨라질 수 있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할 때 지금은 적립금 규모에만 도취해 있을 때가 아니라, 미래를 제대로 보고 연기금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모든 정책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다.


그러나 최근 일부 정치권을 중심으로 국민연금의 공공투자 활용론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전 국민 노후보장 기금인 국민연금의 기본 전제와 중요성을 고려한다면 대단히 무책임한 주장이다.

일반적으로 국민연금 기금의 투자를 위해서는 수익성, 안정성, 지속성이라는 기금운용의 기본 대전제를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공공투자는 이들 대전제 중 어느 하나도 충족하기 어렵다.


주거, 보육 등 공익을 목적으로 하는 공공임대주택이나 공공보육시설에서 높은 수익을 창출하기 어렵다는 것은 누구나 다 인지하는 사실이다. 특히 저소득 무주택자 등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공공임대주택의 특성상 분양가나 임대료 인상이 어렵고 이로 인해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 이미 LH공사나 SH공사 등 임대주택사업 적자규모 가 매년 수천억 원에 이르고 있는 것을 보더라도 이러한 연기금 활용이 가져올 결과는 명백하다.

국민연금의 안정성은 '기금운용의 안정성' 뿐만 아니라 '연금지급의 안정성'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공공투자는 연기금의 안정성을 크게 훼손할 수 있다. 공공투자의 성격상 다른 투자처에 비해 안정적인 수익률을 확보하기란 쉽지 않다. 또한 부동산 투자의 특성상 주식, 채권 등 금융자산에 비해 유동성이 크게 떨어진다. 이는 연금 지급을 위한 환매를 매우 어렵게 만드는 요소로, 결국 국민의 연금 수급 안정성을 크게 위협할 수도 있다.


공공투자를 통해 연금재정의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점은 해외 사례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공적연금을 공공투자에 활발하게 활용한 예는 일본과 스웨덴에서 찾을 수 있다. 일본은 1960년대부터 주택자금, 학자금 등 대부사업과 휴양시설 등에 공적연금을 적극 활용했으나, 수익성 악화로 2001년 복지사업 투자를 전격 폐지했다. 스웨덴 역시 1960년대 연금을 활용한 도시주택 사업을 활발하게 시행한 바 있으나, 1970년대 이후 누적된 적자로 인해 1998년 연금개혁으로 복지투자 기조를 전면 수정했다. 고령화 시대에 직면해 있는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연기금의 운용 기조를 금융투자 중심의 수익률 제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유례없이 빠른 고령화에 신음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연기금을 어떻게 운용해야 하는지 곱씹어봐야 할 대목이다.


출산율을 높여 경제 전반에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키는 것이 매우 시급한 과제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국민연금의 도입 취지는 국민들의 노후소득을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보장하는 데 있다. 연기금을 출산율 제고, 경기 부양,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하는 것은 연금제도 본연의 취지를 크게 훼손하는 것이다. 국민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공공사업은 정부가 목적에 맞게 조성한 일반 예산이나 별도 기금으로 추진하는 것이 적절하다.


무엇보다 국민연금 고갈 우려로 젊은 세대의 연금 불신이 문제가 되는 상황에서, 정치권의 입맛대로 연기금이 전용된다면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크게 위협할 수 있다. 이런 때일수록 원칙에 맞는 기금운용이 중요하다.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국민연금이 '국민의 연금'이라는 신뢰가 필수적이다. 그리고 이 신뢰는 기금운용의 기본원칙에 충실할 때 견고해진다. 국민연금이 정도(正道)를 걷도록 관심과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상임부회장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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