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중국의 관영 매체들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 결정을 비판하는 '여론전' 수위가 올라가고 있다.
지난 5일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와 인민일보 해외판은 사드를 비판하는 사설과 기사를 비중 있게 게재했다. 한 마디로 사드 배치가 미국과 우리 정부의 해명과 달리 중국의 국익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얘기다. '경박' '핑계' 등 비판의 날을 세우는 말들로 채워졌다.
인민일보는 이날 사설 격인 종성'(鐘聲)을 통해 한국 정부와 당국자들을 향해 "안전(안보) 문제에서 이처럼 경박하게 언행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안보에 관한 사안은 파가 두부에 섞여 있으면 바로 알 수 있을 정도로 명백한 것"이라며 "사드의 레이더는 전시에는 조기식별 도구로 미사일 요격률을 높이게 됨으로써 중국의 전략적 억지력에 악영향을 주고 중국 안보이익을 위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민일보 해외판도 '사드가 가져올 도미노 효과를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는 제목으로 "사드 배치가 북한으로부터의 위협을 방어한다는 것은 순전히 핑계일 뿐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한 것"이라는 런웨이둥(任衛東) 중국 현대국제관계연구원 연구원의 분석을 실었다. 또 "사드의 한국 배치는 도미노 연쇄파급 효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미국은 무엇이든지 할 수 있기 때문에 사드가 필리핀, 대만에도 배치될 가능성이 있다"는 팡슈위(方秀玉) 푸단(復旦)대학 한국연구센터 교수의 견해도 전했다.
아울러 중국 언론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사드 부대 주둔지’ 이전 검토 발언을 주목했다. 신화통신과 환구시보 등 주요 언론들은 박 대통령의 관련 발언을 비중 있게 보도하면서 왕이(網易) (중국 외교부장) 등은 관련 기사에 "태도가 다소 완화됐나"라는 부제를 붙였다.
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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