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시행 앞두고 추석선물 2만원대부터 출시
최고가 제품 출시도 여전해…4000만원·1200만원짜리 와인세트 나와
"가격대의 폭이 넓어졌다는 데에 의미"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매년 명절 때마다 최고급, 최고가 선물 등을 경쟁적으로 쏟아냈던 특급호텔들이 올 추석명절에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에 대비해 2만원대부터 상품을 구성했다. 그럼에도 최고가 상품은 여전히 존재한다. 2013년 6000만원짜리 와인을 출시했던 롯데호텔은 올해 단가를 낮추기는 했지만 여전히 비싼 4000만원짜리 와인을 내놨다. 김영란법 시행으로 가격대가 보다 다양해지기는 했지만 고가선물은 여전히 출시되고 있는 셈이다.
5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올해 추석선물 세트를 미리 출시한 특급호텔 중 최고가 상품은 롯데호텔서울의 4000만원짜리 와인선물세트다. 롯데호텔서울은 루이13세 컬렉션 중에서도 최고로 평가받는 '루이13세 제로보암(4000만원)'부터 9만원에 구입 가능한 '전통차 큐브세트'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선물을 내놨다.
리츠칼튼 서울도 추석선물로 1200만원짜리 와인선물세트를 출시했다. 프랑스 보르도 최고의 와인 페트뤼스 1988과 캘리포니아 최고의 컬트와인 스크리밍 이글 2011로 구성된 명품 와인 세트가 그 주인공. 각각 프랑스와 미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와인으로서 좀처럼 보기 힘든 특별한 구성으로 마련됐다는 게 호텔 측 설명이다.
그러나 이들 고가상품을 외에 특급호텔가에서는 5만원 미만대의 추석선물을 마련하는 등 가격대를 다양하게 늘려 상품을 내놓고 있다.
더 플라자 관계자는 "호텔 추석 선물세트의 경우 호텔 전문가가 식재료 가공 혹은 선물세트 직접 구성 등을 통해, 희소성이 있는 제품으로 구성하는 경우가 많다"며 "올해의 경우 김영란법 이슈로 인해, 기존에 판매가 저조했던 저가 상품의 판매는 늘어나고 구매 대상 자체도 일부 변경이 될 것으로 예상되어 보다 특색 있는 상품을 선보이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말했다.
더 플라자는 오는 16일부터 9월13일까지 '추석 명품 선물세트'를 판매한다. 가격대는 2만4000원부터 350만원대까지 다양한 게 특징. 호텔 셰프와 소믈리에가 직접 선택한 약 90여가지의 다양한 상품으로 구성해 고객의 성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매해 명절선물로 인기가 높은 것은 최상급 국내산 전복만을 선별해 천연양념으로 직접 담가서 만든 '프리미엄 간장전복(25만원부터),' 일식당 무라사키의 셰프가 직접 개발한 소스로 초벌구해 제공되는 최고의 보양식 '무라사키 문어 장어 세트(27만원부터),' 40년 전통의 호텔 중식당 도원의 비법을 담은 중국 광동 지방 최고급 요리인 '불도장(16만5000원)', 중국 3대 진미 중 하나인 '샥스핀 찜(18만원)' 등이다.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에서는 1만5000원부터 80만원대까지 선물을 준비했다. 꽃모양의 플로리아드 컵케이크 및 홀 케이크를 비롯해 프리미엄 명품 한우세트와 마블링과 고소함이 배어나는 육질이 조화를 이루는 호주산 와규세트, 풍성한 육즙과 부드러운 식감으로 인기인 레드앵거스 구이 및 스테이크 세트를 내놨다. 또한 대표적인 제주의 특산물인 건옥돔과 제주해역에서 주낙으로 한 마리씩 어획한 은갈치, 짜지 않고 육질이 단단한 명품 굴비, 청정해역의 해초를 먹고 자란 완도산 전복 등의 수산류 세트도 함께 준비된다. 가격은 20만원 대부터 100만원 대까지.
워커힐호텔에서는 올 추석선물 중 김영란법 대비 상품으로 '대추야자 특선'을 새롭게 출시했다. 가격은 4만9000원. 식이섬유와 칼륨, 칼슘, 철분 등 우리 몸에 이로운 각종 영양소를 함유한 대추야자로, 과육이 풍부하며 윤기가 도는 최상급 대추야자만을 선별했다.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은 최저 5만5000원부터 최고 500만원 사이에서 상품을 구성했다. 육류부터 해산물, 불도장, 고추장, 중국주, 티트레이 세트까지 다양한 상품들이 마련돼있어 선택의 폭이 크다.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의 가장 인기 있는 명절 선물 세트는 특상급의 LA갈비 중에서도 가장 좋은 부위만을 호텔 한식 조리장이 직접 엄선해 양념한 '조리장 특선 양념 LA 갈비(24만원부터)'와 호텔 한식 조리장이 직접 조리해 최고의 풍미를 자랑하는 '호텔 특선 갈비찜(45만원)' 등이다.
파크 하얏트 서울은 6만원대의 델리제품과 전통주 등 실속형 아이템부터 수제 갈비찜과 티본 스테이크를 포함한 정육세트, 프리미엄 와인 등 10만~30만원대 고급형 아이템까지 다양하게 구성했다. 대표적인 아이템으로는 지방이 적고 육즙이 풍부해 담백한 맛과 풍미를 자랑하는 피에몬테산 티본 정육 1.3kg과 이탈리아산 명품 올리브 오일과10년 숙성 발사믹 비니거, 훈제 소금으로 구성된 '피에몬테 티본 스테이크 세트(24만원)'다.
그랜드 힐튼 서울은 9만9000원 르베네피크 티 세트부터 150만원 VIP 바틀 패키지까지 다양한 선물을 내놨다. 르베네피크 티 세트는 터키 북서부 아나톨리아 지방의 아이다 산에서 허브를 채집해 유기농 인증을 받은 르베네피크 티 한 박스와 티 포트로 구성됐다.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에서는 가격 거품을 뺀 실속 있는 추석 선물 세트를 내놨다. 매년 가장 좋은 반응을 얻어 온 ‘LA갈비 세트’(3 kg, 미국산)은 35만원, ‘찜 갈비 세트’(3 kg, 미국산)은 35만원에 판매한다. 슈퍼푸드로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좋은 ‘연어세트’(1kg, 칠레산)는 14만3000원이다.
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 제주는 오는 10일부터 최상급의 제주 흑한우, 옥돔, 활전복 등 제주에서 난 특산품으로 구성된 추석 선물 세트를 판매한다. 해비치에서 선보이는 흑한우 세트는 고유 혈통의 최상급 1++ 한우만으로 구성되어 육즙이 풍부하고 풍미와 식감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흑돼지, 은갈치, 옥돔, 활전복 등 최상급의 제주산 정육과 수산물 세트도 준비됐으며 가격은 흑돼지 15만원, 옥돔 23만원, 활전복 특상품 30만원, 전복 혼합 세트가 23만원부터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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