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이슈가 산적한 재계 CEO들이 여름휴가를 하반기 경영구상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각종 현안이 재계에 산적해 있는 만큼, 휴가 기간동안 자택 혹은 국내에 머물며 이슈해결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2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날부터 러시아, 슬로바키아, 체코에 위치한 현대기아차 생산공장을 점검한다. 브렉시트 영향 등으로 시장환경이 급변하는 유럽지역 판매 현황과 시장상황을 살펴볼 계획이다.
정 회장은 통상 8월 첫 주에 일주일정도 휴가를 보낸다. 올해의 경우 유럽 자동차시장에 대한 정밀한 진단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휴가 대신 현안 챙기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상반기 판매량 부진, 난항을 겪고 있는 임금단체협상 등에 대해 구상할 것으로 보인다.
양궁협회장을 맡고 있는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브라질로 향할 것으로 전망된다. 리우올림픽을 참관한 후, 이 기간을 전후해 브라질 현대차 공장도 들러 신흥시장 타개책에 대해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가에서는 앞서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도 올림픽선수단장 자격으로 리우에 도착했다.
투병 중인 아버지 이건희 회장을 대신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휴가 계획을 잡지 않고 있다. 이건희 회장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지만, 이 부회장은 리우올림픽 참석을 하지 않을 예정이다. 대신 이 회장의 둘째 사위인 대한체육회부회장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 등이 올림픽 기간동안 리우에 머물며 IOC 주요 일정을 참가하고 평창 홍보에 적극 나선다.
기업의 '서든데스(돌연사)' 위기를 강조한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별다른 휴가 일정을 잡지 않았다. 다만 대한핸드볼협회장을 맡고 있는 만큼, 여자핸드볼팀이 선전하면 리우를 방문할 가능성도 있다.
구본무 LG 회장과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자택에 머물면서 휴가를 대신하기로 했으며,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역시 국내에 머물며 경영 전략 구상에 전념하기로 했다.
구조조정 작업 등에 매달려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특별한 휴가계획은 알려지지 않았으며,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도 금호고속과 금호타이어 인수 전략을 짜느라 별도 휴가는 가지 않을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여름에는 주요 그룹 총수들이 직접 챙겨야 하는 현안이 많아, 대부분 제대로 쉬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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