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에 IS 추종자…정보당국 감시 받아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지난 26일(현지시간) 프랑스 북부의 한 성당에서 인질극을 벌이다 80대 노 신부를 살해한 범인 2명은 모두 10대에 이슬람 국가(IS)를 추종했으며 테러 관련 요주의 인물로 프랑스 정보 당국의 감시를 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프랑스 검찰은 26일 생테티엔 뒤 루브래 성당에서 사살된 두 번째 테러범의 유전자(DNA) 검사 결과 압델 말리크 나빌 프티장(19)으로 확인됐다고 이날 발표했다고 현지 BFM TV가 보도했다. 공범인 아델 케르미슈(19)는 전자발찌를 차고 있어서 테러 직후 인적사항이 바로 확인됐다. 테러 직후 인적사항이 바로 확인된 케르미슈와 달리 프티장은 사건 당시 경찰의 총격을 받아 얼굴이 심하게 훼손된 데다 유죄 판결을 받은 적이 없어 신원을 확인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프랑스 동북부 보주 지역 출신인 프티장은 IS에 가담하고자 터키에서 시리아로 입국하려다가 걸려 지난달 29일 국가안보·테러 관련 요주의 인물 등급인 S등급에 올라 정보 당국의 관리를 받아왔다.
성당 테러를 앞두고 프랑스 정보 당국은 프랑스 내에서 테러가 임박했다는 첩보를 외국 정보 당국으로부터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경찰 대테러 부대인 UCLAT도 믿을만한 정보원으로부터 프랑스에서 테러를 준비하는 용의자가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은 프티장을 찾아내지 못해 테러를 막는 데 실패했다. 프티장은 테러 전날인 25일 낭시에 있는 그의 사촌에게 간다고 말한 뒤 집을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프티장은 지난해 직업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입학시험을 친 것으로 확인됐다. 그의 어머니는 "아들이 한 번도 IS를 얘기한 적이 없다. 지난 주말에도 나와 함께 지냈다"고 말했다. 프티장의 친구도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프티장이 모스크(이슬람 사원)에 다녔지만, 결코 IS나 테러에 대해 비상식적인 말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프티장과 함께 지난달 초 터키에 가서 시리아 입국을 시도했던 20세 프랑스인이 전날 프랑스에서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티장의 공범인 케르미슈는 지난해 시리아로 건너가 IS에 가담하려 한 혐의로 두 차례 체포돼 자택 구금 상태에서 전자발찌로 감시를 받고 있었다. 케르미슈 역시IS 가담 혐의로 S등급으로 분류됐다.
IS 추종자인 프티장과 케르미슈는 지난 26일 오전 미사가 진행 중이던 생테티엔 뒤 루브래 성당에 들어가 인질극을 벌이다 자크 아멜(86) 신부를 살해한 뒤 성당을 빠져나왔고, 출동한 경찰에 사살됐다.
84명이 숨진 지난 14일 니스 테러와 정보 당국 감시 명단에 올라온 10대들의 26일 성당 테러 예방에 모두 실패하면서 마뉘엘 발스 총리와 베르나르 카즈뇌브 내무장관에 대한 사임 압력은 높아지고 있다.
우파 야당인 공화당의 로랑 보키에 부대표는 이날 현지 일간지 르피가로와 인터뷰에서 "발스 총리와 카즈뇌브 내무장관은 테러 예방에 충분한 조처를 하지 않았다"면서 사임을 촉구했다. 보키에 부대표는 그러면서 "우리는 행동할 준비가 된 새 정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이날 테러 예방을 위해 예비군 등으로 구성된 '국민군'(Garde nationale)을 창설하겠다고 발표했다. 국민군은 경찰, 군의 예비 인력이나 지원자 등으로 구성되며 각종 행사 등에서 테러 예방 활동에 동원될 예정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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