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오상도 기자, 최일권 기자]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총리ㆍ장관들이 여름휴가 채비를 하고 있다. 어수선한 시국이지만 내수 활성화를 독려하면서 차분히 올 하반기 과제를 점검할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반면 국회의원들은 여야 모두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어 휴가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예정대로 다음 주 재충전 시간을 갖는다. 박 대통령은 2013년 취임 이후 해마다 여름휴가를 다녀왔는데, 집권 첫 해에만 지방에서 보냈을 뿐 그 이후에는 주로 청와대 관저에서 휴식을 취했고 올해도 마찬가지일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휴가를 국정동력 확보에 활용했다. 지난해에는 휴가 직후인 8월4일 부분 개각과 청와대 인사를 단행했다. 문형표 당시 보건복지부장관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사태 책임을 지고 물러났으며 청와대 고용복지수석도 김현숙 당시 새누리당 의원으로 교체됐다. 개각이 워낙 전격적으로 이뤄져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이 많았다.
이번에는 정치권에서 우병우 민정수석 사태를 계기로 청와대 비서실과 개각에 대한 요구가 거센만큼 이번 휴가기간동안 박 대통령이 어떤 정국쇄신 방안을 구상할 지 관심사다.
황 총리는 다음달 3∼5일 여름휴가를 갖는다. 황 총리는 지방에 머무르면서 민생현장을 둘러보는 일정을 짜고 있다.
지난해에는 세종청사에 묵으면서 인근 공주, 부여의 역사ㆍ문화유적과 민생현장을 살폈다.
다음달 1~3일에 휴가를 떠나는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강원도 모처에 머무르면서 머리를 식힌다. 오랜만의 휴식이지만 추경 편성 등 굵직한 경제정책을 추진 중이어서 하반기 경제 현안에 대한 고민에서 벗어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당초 27~29일 휴가를 낼 예정이었지만, 27일에 국회 본회의 일정이 확정되면서 휴가계획을 미루게 됐다. 28~29일에도 국회 예결위 참석을 위해 여의도로 출석할 예정이다.
노동개혁을 위해 쉼없이 달려온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25∼27일 휴가를 떠난다. 고향인 전라남도 함평에서 가족들과 함께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은 내달 4~5일 휴가를 내서 울산 지역내 어촌체험마을 2곳을, 윤학배 차관도 다음달 11∼12일 거제 지역 어촌체험마을을 방문한다.
한편 '8ㆍ9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새누리당은 '휴가 실종' 상태다. 한 여성 초선 의원은 "갈 수 없는 걸 잘 알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전대가 끝나도) 지역구에 집중해야 한다. 틈만 나면 내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3선의 이종구 의원은 "추경에 전대까지 겹쳐 여름휴가를 따로 잡지 않고, 하루나 이틀 날을 잡아 친구들과 등산을 갈 것"이라고 답했다.
의원들의 휴가 포기선언으로 보좌진과 당직자들의 한숨 소리는 커지고 있다. 행정실의 한 당직자는 "예년 같으면 벌써 여름휴가 공지가 떴을 텐데, 올해는 '휴가를 가라'는 말조차 없다"고 전했다. 다음 달 전대 이후를 기약해야 하지만 전대가 끝나면 지도부가 바뀌는 만큼 휴가로 업무 공백을 만들기가 어려워진다.
내주 추가경정예산안과 세제개편안(세법개정안) 심의를 앞둔 국회 기획재정위 위원들도 휴가를 다음 달로 미뤘다.
3선의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따로 휴가 계획을 잡지 않았지만 오는 25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세계지도자포럼에 더민주 대표로 참석한다. 이 자리에서 그는 힐러리 클린턴 후보 진영의 외교정책, 미국선거의 흐름과 방향 등에 대해 토의할 예정이다.
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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