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 고려한 듯 귀국 이래로 외부 일정 無
경영권 분쟁 이후 두 해째 할아버지 제사 불참
롯데그룹 "집무실서 내부 현안 챙기는 중"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주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어제 형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자택에서 진행된 할아버지 제사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경영권 분쟁이 시작된 지난해에 이어 두 해째 참석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몸을 움직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 3일 입국한 이래로 두문불출하고 있다. 지난 3일 귀국한 이래로 외부 공식일정은 삼가고, 소공동 본사 집무실에서 내부적인 현안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의 한 관계자는 “집무실에서 보고사항을 받는 등 업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신 전 부회장 소공동 자택에서 19일 진행된 창업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부친 신진수 씨의 제사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신 총괄회장도 소공동 롯데호텔에 머물며 불참했다. 신 총괄회장도 지난해에 이어 두 해째 건강상의 이유로 제사에 참석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부자간, 형제간 극적 만남을 기대하기도 했지만 결국 불발된 것이다.
이날 제사에는 신 총괄회장의 동생 신준호 푸르밀 대표이사 회장이 오후 5시50분께 가장 먼저 도착해 신 전 부회장 자택에 들어섰다. 이어 여동생인 신정희 동화면세점 사장이 5시57분에 도착했으며, 저녁 6시가 넘어서면서 신동립 롯데대산유화 고문도 뒷문을 통해 입장했다.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도 6시21분께 도착해 집안으로 들어섰으며 이후 신 총괄회장의 조카 신동인 롯데케미칼 고문, 신 총괄회장의 동생인 신정숙씨, 신 동화면세점 사장의 남편인 김기병 롯데관광 회장 등이 차례로 입장했다. 마지막으로 6시46분께 신 총괄회장의 여동생인 신경애씨까지 도착하면서 이날 롯데가 제사에는 신 총괄회장의 9명의 형제 중 7명이 참석했다.
제사는 7시에 시작해 2시간가량 진행됐으며, 참석자들은 8시 50분께 속속 집으로 돌아갔다. 제사를 마치고 누나 신경애씨와 함께 나온 신준호 대표는 기자들의 ‘무슨 이야기를 나눴느냐’는 질문에 “제사 얘기했다”고 짧게 답한 채 준비된 차량을 타고 떠났다. 롯데그룹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인 점을 의식한 듯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피한 채 말을 아꼈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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