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 도서, 생활공구 등 공구에 이어 ‘한복’ 대여 서비스 개시로 주민들에 큰 호응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지난 6월 17일 오전 9시 무렵 서울 강북구 인수동주민센터 앞에 다문화가족 결혼이주여성과 자녀 등 30명이 모였다. 잠시 후 이들은 제공받은 한복을 입고 예절교육과 한복 입는 방법, 태극기 등에 대해 설명을 들은 후 한국민속촌을 방문해 한국생활문화도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인수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주최, 강북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지원, 강북푸드뱅크·마켓과 인수동 주민자치위원 김이숙 씨는 떡과 음료를 지원하는 등 지역사회의 후원으로 마련한 자리다.
참여한 이주여성들은 한복의 화려함과 맵시에 놀라고 민속촌에서 한국의 옛 생활모습을 보면서 한국인들의 정서와 문화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며 무척 즐거워했다는 후문이다.
그런데 이날 이들이 입었은 한복들은 모두 강북구(구청장 박겸수)로부터 무료로 빌려온 것들이라 또 하나의 화제가 됐다.
강북구는 각종 생활공구에서부터 우산, 도서 등 다양한 물품들을 함께 나눠쓰는 ‘공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지난 6월부터는 한복 대여 서비스를 시작해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한복 대여를 원할 경우 신분증을 갖고 수유3동주민센터를 방문하면 된다. 여성용과 남성용은 물론 아동용 한복까지 갖춰두었다. 현재 약 60여 벌을 비치해두고 있는데, 모두 구민들의 기증으로 모았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운영, 세탁해서 반납하는 조건으로 최대 1주일까지 무료로 빌릴 수 있다.
이밖에도 구는 다양한 공유사업들을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동 주민센터에서 운영하던 ‘공구도서관’은 문화정보도서관 4곳에도 추가로 설치했다. 전동드릴, 파이프렌치, 톱, 릴전선 등 생활공구 대여처가 늘었을 뿐 아니라 이젠 주말에도 대여가 가능해졌다.
지난해 서울시 지정 공유기업 ‘키플’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시작한 아이옷 공유사업도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인기다. 자녀들이 크면서 작아져서 못입는 옷을 공유기업에 보내주면 상태에 따라 평가금액의 70%를 키플머니로 적립받는다. 적립 받은 포인트로는 아이에게 필요한 다른 옷이나 장난감, 책 등을 구매할 수 있다. 그동안은 버리던 옷이 ‘공유’를 통해 자원이 된 것이다.
갑자기 내리는 비에 한 번 쓰자고 우산을 또 사기가 아깝다면 강북구청이나 가까운 동 주민센터, 문화정보도서관 등에서 빌리는 것도 한 방법.
직원과 주민들로부터 기증받아 마련한 우산과 양산을 무료로 대여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3일 안에 가까운 동 주민센터로 반납하면 된다.
문화정보도서관 등 20곳에서 운영중인 ‘공유서가’는 책을 공유하는 공간이다. 집에서 보관중인 자주 보지 않는 책을 모아 이웃과 나눠보기 위한 공동책장인 셈. 1:1 교환 방식과 자신의 책을 공유서가에 기부하는 나눔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장태식 정책개발팀장은 “이 밖에도 ‘거주자우선주차 방문쿠폰제’, ‘주택가 카셰어링’ 등 다양한 공유사업을 펼치고 있다”며 “자원 재활용은 물론 지역공동체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되는 만큼 앞으로도 함께 하는 공유문화 확산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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