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코스닥시장에서 유가증권시장(코스피)으로 이전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 '부양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아시아경제가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 상장한 기업들의 상장일 기준 3개월 주가 등락률을 분석한 결과, 1999년 이후 코스피 이전을 추진한 39개 기업 중(한국토지신탁 제외) 24개 기업은 오히려 주가가 떨어졌고, 15개 기업만 주가가 올랐다. 이들 기업의 평균 등락률은 1.75%였다. 주가 부양을 위해 이전 상장했지만 이전 기업의 60%는 주가가 오히려 하락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코스피로 이전 상장했다고 해서 주가가 오르는 게 아니라 코스피 종목 중 우량종목을 선정해 놓은 '코스피200' 구성종목에 포함돼야 이전 효과가 더 크다고 말한다. 코스피200 종목에 편입될 경우 기관ㆍ해외 투자자들에 노출돼 이것이 투자로 연결되면 기업 가치를 재평가받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이전에 따라 발생하는 직접적인 혜택(?)은 거의 없다"며 "다만 코스피 이전 상장에 따라 외국인이나 기관투자가의 투자 유니버스(분석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점이 대표적인 긍정 요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코스피200 편입 종목의 경우 이전 3개월 후 꾸준히 주가가 오른 경우가 많았다. 코웨이, 엔씨소프트, 강원랜드, 기업은행, 네이버, 무학은 3개월 후에도 주가가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코스피200에 편입되고도 이전 후 하락한 곳은 SBS(-9.44%)가 유일했다.
기간을 좁혀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코스피로 소속을 옮긴 기업 11개 기업의 주가 등락률은 -0.26%였다. 이들 기업 중 부국철강, 네이버, 황금에스티. 무학, 하나투어만 이전에 따른 주가 상승효과를 봤다. 특히 코스피200 종목에 포함된 네이버는 2008년부터 현재까지 주가가 무려 294.81% 올랐고, 무학은 393.19%, 2011년 코스피에 입성한 에이블씨엔씨는 3개월 동안 1.78% 하락했으나 이후 11.29%의 상승률을 보였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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