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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에서]사드(THAAD)와 국제치킨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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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에서]사드(THAAD)와 국제치킨게임 홍은주 한양사이버대 경제금융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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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년, 미국의 정찰기가 쿠바에 비밀리에 건설되고 있던 소련의 핵미사일기지를 적발했다. 당시 미국과 소련은 날카로운 냉전 상황에서 경쟁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었지만 지역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다는 물리적인 거리가 나름대로 상호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쿠바는 바로 미국의 코앞이다. 쿠바에 핵미사일을 배치한다는 것은 소련의 핵미사일이 곧바로 미국 땅을 공습할 가능성을 의미하기 때문에 당연히 미국에 비상이 걸렸다.


'쿠바에 핵미사일을 건설하는 소련의 행위는 사실상의 전쟁도발'이라고 인식한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은 후르시초프 소련 서기장에게 쿠바에서 당장 핵미사일 시설을 철거하지 않으면 핵전쟁을 불사하겠다고 초강경자세로 나갔다.

긴박한 상황이 13일간이나 계속됐고 온 세계가 일촉즉발의 핵전쟁의 불안감에 휩싸인 채 두 거대국가의 '치킨게임'을 지켜보았다. 치킨게임은 서로 마주보고 달리는 폭주차량의 운전대위에서 "누가 먼저 핸들을 트는가"를 시험하는 게임인데 당시 먼저 핸들을 꺾은 사람은 후르시초프 서기장이었다. 실제 미국의 입장이 핵전쟁을 불사할 정도로 강경했기 때문이다.


한반도에 있어 불행하기 짝이 없는 치킨게임의 시작은 북한의 핵개발과 반복적인 미사일 발사였다. 북한의 치킨게임에 대응하여 최근 한국정부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하겠다고 밝혔고 이것이 다시 중국과 러시아의 연쇄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예전에 미국이 소련의 쿠바 핵 기지 건설에 격렬하게 반응했던 것처럼 중국은 자신들의 바로 코앞에 미국이 군사적으로 다가선 듯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한국은 사드가 철저하게 대북견제용이라고 주장하지만 미국을 가상의 적국으로 인식하고 있는 중국은 이 같은 설명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중국이 느끼는 사드 이슈의 핵심적 문제는 미국 군사시설의 중국에 대한 '지리적 근접성'인 것이다.

여기에 러시아가 끼어들고 일본까지 헌법을 바꾸면 현재 한반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군사적 문제는 쿠바사태보다 긴박성과 심각성은 덜하더라도 중장기적으로 해법이 없는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다. 중국이 한국의 사드 배치를 미국의 중국에 대한 근거리 군사 도발의 한 형태로 인식하는 한 중국-북한 대(對) 미국-한국 간 편가르기식 대립이 계속될 것이고 중국은 향후 외교와 경제 모든 부문에서 한국에 대해 적대적이 될 것이다.


반복적 전략게임에서 기업이나 개인차원이라면 한쪽이 양보하거나 게임의 룰을 바꾸거나 인센티브 구조를 바꿈으로써 공멸을 피하려고 하지만 국가 간 군사문제는 일단 사태가 표면화되는 그 순간 누구도 중재를 해줄 수 없다. 게임의 룰도 바꾸기 어렵다. 국가의 체면이 걸려 있고 온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국가 간의 군사 문제는 쿠바사태처럼 극적인 해결을 보는 경우가 드물고 "어디 한 번 갈 데까지 가보자."는 치킨게임의 양상이 장기간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물밑에서 해결되지 못한 채 표면화된 순간 다시는 물러설 수 없고 돌이킬 수 없으며 결과는 힘의 우위를 누가 쥐고 있는가에 의해 결정된다.


예전에 미국이 한국에 불만이 있는 경우 슈퍼 301조를 동원한 통상과 무역보복으로 표시한 것처럼 중국역시 이번 사드로 인한 군사적 불만을 주로 경제문제로 집중시킬 가능성이 있다. 현실적으로 당장 동원 가능한 보복 카드는 경제이기 때문이다. 사드 문제가 표면화 된 이상 이제 물러설 길이 없다. 한국경제와 기업들은 중국의 보복으로 인한 현실적인 피해 가능성을 사전에 점검해 보고 이를 최소화하기위해 선제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중기적으로는 한국경제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






홍은주 한양사이버대 경제금융학 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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