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황준호 특파원] 미국 민주당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이 12일(현지시간) 경선 라이벌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대한 공식 지지를 선언했다.
샌더스 의원은 '민주적 사회주의자'혹은 '아웃사이더'를 자처하며 지난해 4월말 민주당 소속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후 소득불평등 타파 등을 내걸고 젊은층의 높은 지지율을 얻었다. 하지만 '주류 정치'의 높은 벽에 막혀 패자가 됐다.
대선 출마 선언 411일만에 샌더스 의원은 그의 꿈을 클린턴 전 장관에게 맡겼다.
샌더스 의원은 이날 오전 뉴햄프셔 주(州) 포츠머스에서 클린턴 전 장관과 처음으로 공동 유세를 하면서 "클린턴 전 장관이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했다"며 "승리를 축하한다"며 지지했다.
샌더스 의원은 "나는 그녀가 미국의 차기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다하겠다"며 "이번 선거는 미국인의 요청들과 우리가 직면한 매우 중대한 위기를 해결할 선거이며, 11월 대선으로 향하면서 그것을 할 수 있는 최고의 후보가 클린턴 전 장관이라는데 의심을 제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샌더스 의원이 당 대선후보를 공식 선출하는 필라델피아 전당대회를 12일 앞두고 경선을 포기함에 따라 민주당은 클린턴 전 장관을 중심으로 급속히 뭉칠 전망이다.
특히 클린턴 전 장관이 장관 재임기간 개인 이메일 서버로 공문서를 주고받아 불거진 '이메일 스캔들', 월가와 친분이 두터워 생긴 친(親)부자 이미지 등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대통령으로서의 매력을 어떻게 증진시키느냐가 이번 선거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샌더스 의원의 대권 도전은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된다. 샌더스 의원은 최저임금 15달러로의 인상을 비롯한 건강보험 개혁과 대학 무상교육 등 자신의 진보정책을 민주당 정강과 클린턴 전 장관의 대선 공약에 포함시켰다.
한편 샌더스 의원의 클린턴 전 장관의 지지와 관련해, 공화당의 사실상의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는 "샌더스가 클린턴 전 장관을 지지함으로써 '조작된 시스템'의 일부가 됐다"고 비난했다.
뉴욕=황준호 특파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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