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막말' 트럼프, 중국서 의외로 인기

시계아이콘01분 57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SNS 팬클럽까지…자유·인권 들먹이는 클린턴보다 솔직하고 실용적이란 평가

'막말' 트럼프, 중국서 의외로 인기 (사진=블룸버그뉴스)
AD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중국이 대미(對美) 무역에서 득을 보고 있다. 우리는 중국이 미국을 계속 '성폭행'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중국이 미국의 일자리를 훔치고 있다."

미 공화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사진)의 발언이다. 자국을 향해 이런 극단적 표현까지 일삼는 인물에 대해 지지하는 중국인이 과연 있을까. 많지 않지만 실제로 존재한다. 미 CNN방송은 점차 늘고 있다고 최근 보도하기도 했다.


중국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웨이보(微博)에는 '도널드 트럼프 슈퍼팬 클럽', '신제(神帝) 트럼프' 같은 이름의 소규모 온라인 단체가 형성돼 있다.

여기에 "미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경우 공허한 약속만 늘어놓지만 트럼프는 자기 말을 실천으로 옮기는 왕"이라거나 "트럼프는 솔직하고 실용적인 인물"이라고 칭송하는 글도 있다.


트럼프 팬들은 사회적 관용과 점잖은 태도를 집어 던진 듯한 그의 거침없는 언행에 환호한다. 이들은 중국의 인권과 정치적 자유에 대해 들먹이는 클린턴과 달리 트럼프가 경제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그나마 희망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클린턴보다 트럼프가 낫다고 여기는 것이다.


홍콩 봉황위성TV(鳳凰衛視)의 우쥔(吳軍) 정치평론가는 최근 방송된 토론 프로그램에서 "트럼프가 중국에 가장 이로운 미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 공화당이 민주당보다 실용주의적인데다 트럼프는 자기의 상업적 이익을 중시하는 인물"이라며 "클린턴이 당선될 경우 중국에 매우 비우호적인 미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평했다.


트럼프가 중국에 얼마나 우호적인지 알 길은 없다. 그는 대(對)중국 사업으로 수십억달러를 거머쥐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가 중국에 얼마나 투자했는지 알려진 바 없다. 중국인들이 트럼프가 보유한 호텔, 골프장, 부동산 업체의 고객이라는 것만은 분명하다. 게다가 트럼프라는 이름이 붙은 의류ㆍ액세서리가 중국에서 생산된다.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 올라온 한 동영상에서 트럼프는 3분 사이 중국이라는 단어를 200번 이상 내뱉었다.


트럼프가 지난해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로 돌풍을 일으키기 전까지만 해도 그는 중국인에게 별로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었다.


지난 1월 트럼프는 자기가 대통령이 되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4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러우지웨이(樓繼偉) 중국 재정부장(재무장관)은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미국은 글로벌 리더십을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중국인들은 미 대선 시즌만 되면 후보로 나선 이들이 으레 중국에 대해 강경 발언을 쏟아내게 마련이라며 덤덤하게 여긴다.


베이징(北京)대학 동북아전략연구센터의 왕둥(王棟) 소장은 "친(親)기업적인 미 공화당 출신 대통령이 친중국은 아니어도 중국에 좀더 실용적이고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리라는 게 많은 중국인의 판단"이라며 "중국인들은 자국에 4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트럼프의 발언이 선거용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난징(南京)대학 남중국해협동혁신연구센터의 주펑(朱鋒) 소장도 "미 대선 기간 중 강경 발언을 일삼은 후보라도 백악관에 일단 입성하면 태도가 누그러지게 마련"이라며 "중요한 것은 미 대선 후보들이 중국에 대해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지만 균형 맞추는 법도 알고 있다는 점"이라고 거들었다.


미군의 대외 역할에 대한 트럼프의 비판 역시 중화주의자들에게는 달콤한 음악이다. 이들은 중국이 아시아 최대 군사강국으로 미국의 군사력에 도전하기를 원한다. 이들은 트럼프의 주한ㆍ주일 미군 철수 시사 발언이 중국의 군사 목표와 일치한다고 생각한다. 거슬리는 것은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을 용인하는 듯한 그의 발언이다.


트럼프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반대하는 것도 중국의 이익에 부합한다. TPP는 중국의 영향력 약화로 이어질 게 뻔하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은 트럼프의 반(反)이민 성향, 무슬림의 미 입국을 금해야 한다는 주장에 아무 관심이 없다. 사실 트럼프의 무슬림 입국 금지 발언은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무슬림에 대한 일부 중국인의 반감과 맞물리는 부분도 있다.


반면 국무장관 재임 시절 '아시아 중시 정책'을 주도한 클린턴에 대해서는 중국인들의 심기가 매우 불편하다.


일부에서는 정치가 오락이 아니고 참신하다는 게 능사는 아니라고 비판한다. 정치적 경험은 별로 없이 개성이 지나치게 부각될 경우 이해집단 사이에서 균형을 잡지 못한 채 권력만 남용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트럼프를 둘러싼 중국인들의 감정은 복합적이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그가 혼돈의 씨앗을 뿌리고 다니는 인물로 '미국병'이 낳은 산물이라고 꼬집었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