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김유리 기자, 원다라 기자] 기대를 모았던 스마트폰 'G5'가 예상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LG전자가 아쉬운 2분기 실적을 냈다.
가전과 TV는 버팀목 역할을 했지만, 야심작이던 G5가 기대 이하의 실적을 내면서 예상보다 낮은 실적을 냈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 사업본부는 2분기에도 흑자전환에 실패한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8일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2분기 584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14조17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실적은 전년 같은기간 대비 매출은 0.5%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139.4% 증가했다. 전분기 대비로는 매출이 4.8%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15.7% 증가했다.
전분기,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실적이 개선되긴 했지만 업계 전문가들이 예상한 컨센서스에는 못 미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59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에 조금 못 미쳤다.
◇가전·TV는 선방…가전 영업익 80% 달할 듯= LG전자의 전통적인 효자 노릇을 맡았던 가전사업과 TV는 이번에도 버팀목 노릇을 했다.
TV사업을 담당하는 HE(홈엔터테인먼트) 사업본부가 2200억~23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보이며, 가전을 담당하는 H&A(홈어플라이언스앤에어솔루션) 사업본부가 4000억원 후반의 실적을 내 선방했다.
TV의 경우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 하락,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등 신제품이 호응을 얻으면서 호실적을 낸 것으로 보인다. 가전 역시 계절적인 성수기를 맞이하면서 에어컨 등 제품의 판매가 늘었다.
LG전자는 가전과 TV 시장에서 마진이 높은 프리미엄 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어 당분가 매출과 이익에 높은 기여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대 못 미친 'G5'…MC사업본부 또 적자= 관심이 쏠리는 부분은 역시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다. 2분가 MC사업본부의 매출액은 3조6000억~3조9000억원, 영업손실은 730억~23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대부분 2020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지난 1분기보다는 적자폭이 축소될 것으로 봤으나, 조직개편에 따른 비용 충당 등을 고려하면 2300억원 가량 적자를 기록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셈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LG전자가 'G5'로 기사회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었다. 모듈형 스마트폰이라는 참신한 아이디어 제품을 내놨기 때문이다. 그러나 2분기 예상 판매량(공급기준)은 220만~250만대로, 시장 예상치 300만~350만대를 크게 밑돌았다. 이로 인해 이 기간 LG전자 전체 스마트폰 예상 판매량 역시 1650만대 전후에서 1500만대 초반 선으로 줄었다.
이 같은 판매 부진에는 초반 수율 문제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처음으로 풀메탈소재와 모듈 형태를 적용, 글로벌 동시 출시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초기의 낮은 수율로 초도 수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점이 뼈아팠다는 것이다. LG 스마트폰의 주요 시장인 북미에서 삼성전자 '갤럭시S7'과 같은 시기에 맞붙으면서 마케팅 경쟁이 심화된 점도 악영향을 미쳤다.
LG전자는 그간의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나선 상태다. 'PMO(Program Management Officer)' 조직을 신설해 전략 스마트폰을 기획 단계에서 판매까지 총괄하도록 했다. MC한국영업FD를 한국영업본부로 통합, 선전 중인 국내 가전 판매와의 시너지도 노린다. 북미 등 해외영업을 강화하고 본부 내 주요 책임자도 교체했다. 이번 조직개편에 따른 인사 이동으로 MC사업본부 내 상무급 이상 임원은 연초대비 15% 가량 줄었다. MC사업본부 인력을 타 사업본부 및 계열사로 재배치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문가들 "3분기도 어렵다"= 문제는 3분기다. 여름이 지난 3분기에는 가전 성수기 효과를 누리기 어려워 실적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 MC사업본부의 적자 역시 3분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반기에는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가격이 상승하면서 TV사업 역시 상반기 대비 수익성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문제다.
다행인 점은 OLED TV와 UHD TV 비중 확대, 프리미엄 생활가전 판매 호조 등으로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이익은 개선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C사업본부는 3분기에도 적자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30% 이상 매출이 늘 것으로 전망되지만, 투입되는 비용이 있어 흑자전환은 2018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기범 BN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3분기 말부터 GM 전기차에 부품을 공급하게 된다"며 "투자 비용이 추가되면서 VC사업본부도 적자를 지속하게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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