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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돈 쓰고도 욕 먹는 '맞춤형 보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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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돈 쓰고도 욕 먹는 '맞춤형 보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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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복지부 공무원들은 '맘스홀릭(인터넷 육아 커뮤니티)'도 안 들어가 보나요 거기 올라오는 글 눈팅이라도 좀 하지… 지금 나온 문제들, 엄마들은 다 예견한 일이에요."


맞춤형 보육 일주일. 곳곳에서 예상한 것보다 더 큰 불만이 터져 나온다. '좋은 의도'로 생겨난 제도 앞에 편법이 먼저 싹텄다. 종일반에 등록하기 위해 엄마들은 가짜 재직증명서를 만들고, 어린이집은 지원금이 많은 종일반 아이부터 골라 받겠다는 티를 팍팍 냈다. 순진하게 전업주부라고 밝힌 엄마는 이제 와서 위장취업이라도 해야 할지, 아이가 선생님 눈치를 받더라도 감내해야 할지 속을 끓이며 '양심'과 '모성'을 시험받고 있다.

급한 사정이 생겼을 때를 대비해 한 달에 15시간씩 쓸 수 있도록 한 '긴급 보육 바우처'를 벌써 반이나 쓴 엄마도 있다. 낮잠 자는 아이를 깨우기 안쓰러워서, 갑자기 빗줄기가 거세진 탓에 유모차를 끌 수 없어 10~20분 지체할라 치면 어린이집에서 "오늘은 바우처 쓰시라"며 야박할 정도로 또박또박 시간을 계산하는 진풍경이 추가됐다.


엄연한 불법을 '요령'인 양 버젓이 권유하고, 아이를 볼모로 한 '횡포'가 벌어지는데도 당국은 단속할 의지도, 여력도 부족한 탓인지 알고도 모른 척 할 뿐이다. 그래서 편법과 차별은 더 노골화하고, 엄마들은 "도대체 이전보다 나아진 게 뭐냐"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어린이집 이용시간 문제는 맞춤형 보육 제도가 시행되기 이전에도 있었다. 원래 어린이집은 아침 7시30분부터 저녁 7시30분까지 하루 종일 아이를 맡아주게 돼 있지만 이렇게 운영되는 곳은 찾기 힘들다. 표면적으로는 "우리 어린이집엔 그렇게 아침 일찍 오고 늦게 가는 아이가 없다"는 게 공통된 해명이지만, 엄마들은 내 아이가 가장 늦게까지 홀로 남아있게 될까봐 할머니의 손을 빌리고, 시간제 '시터 이모'를 붙여 퇴근시간까지 부탁한다.


비용은 더 들지만 엄마들도 잘 알기 때문이다. 내 새끼 내가 돌볼 때도 '독박육아'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데 하루 12시간씩 여러 아이를 돌봐야 하는 어린이집 선생님이라면 피곤에 지쳐 마냥 아이를 이뻐하고 달래주기 힘들다는 걸 말이다.


이쯤 되니 엄마들은 다시 예고한다. "어린이집은 조만간 맞춤형 보육을 하는 아이는 안 받고 종일반 아이들로 채워질 겁니다. 또 좀 있으면 다른 종일반 아이들은 일찍 일찍 데려간다며 은근 슬쩍 하원시간을 앞당기길 종용할 테고요."


어린이집 이용시간을 현실에 맞게 조정하면 불필요한 재정과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으리라는 정부의 계산도 이미 어긋났다. 맞춤반 보육료를 줄이는 차등 지원으로 올해만 예산 375억원 량 절감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집단 휴원을 불사한 어린이집 원장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기본보육료를 줄이지 못했다.


누군가가 인터넷 댓글에 "차라리 아기 엄마들을 무조건 6시에 퇴근시키는 법을 만들라"고 했는데, 그 편이 어린이집 교사에게도, 엄마품이 고픈 아이에게도 나을 뻔 했다. 돈은 돈대로 쓰고 욕은 욕대로 먹는 이 상황은 정부도 유쾌하지 않을 것이다.


'교육'이 '백년대계(百年大計)'라면 '보육'은 백년대계의 기초다. 이 막중한 임무를 띤 제도가 하루아침에 완성될 수는 없겠지만 작년보다는 올해, 올해보다는 내년에는 좀 더 많은 이들이 만족하고 골고루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보완될 수 있어야 한다. 정책 당국자들이 부모와 보육교사들의 목소리에 좀 더 귀 기울였으면 좋겠다.




사회부 조인경 차장 ikj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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