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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메시도 못한다는 윤정환 축구, 어느새 3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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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메시도 못한다는 윤정환 축구, 어느새 3위 윤정환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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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울산 현대 윤정환 감독(43)은 자신의 고집으로 성적을 내고 있다.

그는 축구에서 수비가 가장 중요하다고 믿는다. 윤 감독은 "모든 축구는 수비에서부터 시작된다. 수비가 안정되어야 공격도 잘할 수 있다"고 했다.


윤정환 감독은 K리그 2년차 감독이 된 올 시즌 수비 축구를 강하게 고집하고 있다. 지난 시즌 하위스플릿으로 추락, 9위로 끝난 부진을 씻는 돌파구는 수비라고 생각했다. 수비를 단단히 하면서 한 골 승부를 많이 한다. 공격을 하다가 선제골을 넣거나 리드를 가져오면 수비수를 교체 투입해 뒷문을 잠궈 승리를 챙겼다.

윤정환의 축구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가 컸다.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62)도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그는 지난 3월 14일 대표팀에 이정협(25ㆍ울산)을 선발하며 "울산 최전방에 이정협 대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ㆍ레알 마드리드)와 리오넬 메시(29ㆍFC바르셀로나)를 세워도 골을 넣지 못할 것. 공격수에게 공이 안 간다"고 했다.


팬들도 아우성이었다. 윤정환 감독이 울산 축구를 재미없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윤 감독은 "항상 모두가 원하는 축구를 할 수는 없다. 팀에는 사정과 스타일이 있다"며 수비축구를 고집해 밀어 붙였다.


그 결과 울산은 3위로 반등했다. 올 시즌을 11위로 시작하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18라운드까지 열일곱 경기 동안 8위→5위→4위→3위로 빠르게 치고 올라왔다.
수비가 단단했기에 가능했다. 이기는 데 한 골이면 충분했다. 울산은 최근 여덟 경기에서 6승 2패, 이 중 5승이 1점차 승리였다. 열여덟 경기 열아홉 골로 K리그 클래식 열두 팀 중 네 번째로 골이 적고 골득실차는 -2인데도 3위에 오르는 진기록도 나왔다.


윤정환 감독은 "선수들이 수비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잘 받아들이고 뛰어주고 있어 순위 도약이 가능했다. 하지만 아직도 수비적으로 부족하다"고 했다.


앞으로 공격도 좋아질 것 같다. 영입 효과가 있다. 울산은 지난달 22일 프랑스 공격수 멘디(28)를 영입했다. 멘디는 2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의 정규리그 홈경기(울산 2-1승)에 후반 18분 교체 출전해 추가시간 결승골을 넣었다. 멘디는 이날 경기가 K리그 데뷔 무대였고 골까지 기록하며 실력을 과시했다.


울산은 공격 훈련도 계속 하고 있다. 윤 감독은 팀 훈련시간 외에 따로 공격수들을 불러 슈팅 연습을 하도록 하고 있다. 그는 "훈련 때는 다들 골을 잘 넣는다. 곧 경기장에서도 발휘될 것"이라고 했다.


공격 전술과 방식은 숙제다. 울산은 김정남 한국프로축구연맹 부회장(73)이 지도한 2000~2008년,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65)이 이끈 2008~2013년에도 수비가 우선이었다. 각각 '깡패 축구', '철퇴 축구'로 불렸다. 김정남 감독 시절 2005년 정규리그 우승, 김호곤 감독 시절 2012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를 우승했다.


다른 점은 공격이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46)은 "김정남-김호곤 감독 시절을 비교하면 그때는 지금보다 역습의 조직과 질이 높았다. 공격수들의 무게감도 있었다. 각각 마차도(40)-이천수(35), 김신욱(28·전북)-이근호(31·제주) 였다. 윤정환의 울산도 수비축구를 하되 역습의 짜임새, 조직력 등이 좋아지면 괜찮아질 것이다. 동시에 성적도 나야 한다"고 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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