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로 인해 전 세계가 패닉에 빠져 있을 때 중국과 홍콩 부자들은 '저가매수' 기회라며 쾌재를 불렀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5일 보도했다.
신문은 홍콩의 호텔체인인 '매그니피센트 호텔 인베스트먼트'가 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일인 지난달 23일, 영국 수도 런던의 중앙역인 '킹스 크로스' 역 근처에 위치한 트레벨로지 로얄 스콧 호텔을 7030만파운드(약 1075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전했다.
다음날 개표가 진행되면서 브렉시트가 확정되자, 파운드화 가치는 달러 대비 31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급락했다. 반면 미국 달러에 연동된 홍콩달러의 가치는 올라, 이 회사는 하룻밤 사이에 앉아서 10% 이상의 수익을 낸 셈이 됐다.
요행이 아닌, 철저한 준비가 낳은 성공이다. 매그니피센트는 인수 검토 단계에서 브렉시트의 가능성과 영향에 대해 심사숙고한 결과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만약 EU에 잔류하는 결과가 나오더라도, 파운드화가 약세로 돌아서면 관광객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기업뿐만 아니라 개인 자산가들도 영국 부동산 투자에 눈을 돌렸다. 브렉시트가 결정된 다음날 런던의 맨션 매물 3건을 두고 홍콩과 중국의 부유층들에게서 사겠다는 연락이 쇄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렉시트에 공포를 느낀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저가매수 기회로 활용한 것이다.
중국 주식투자자들도 브렉시트 수혜 종목 찾기에 나섰다. 중국 선전거래소에서는 유럽여행을 전문으로 하는 북경중신국제여행사나 해항여행그룹 등의 종목이 브렉시트를 기점으로 상승했다.
영국계 증권사인 HSBC는 지난달 24일 리포트에서 브렉시트가 세계 소비자 심리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도, 명품 브랜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운드·유로화 하락으로 인해 중국과 홍콩 고객들의 구매의욕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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