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리우올림픽이 개막을 한 달 앞뒀다. 그러나 준비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대회가 열릴 경기장 공사부터 지지부진하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지난달 30일(한국시간) "올림픽 신규 경기장 가운데 완공된 곳은 핸드볼 경기장 밖에 없다. 브라질은 막바지 공사로 여전히 혼란스럽다"고 썼다. 보도에 따르면 테니스, 경륜, 체조, 비치발리볼 경기장 등 새로 짓는 시설 열군데 안팎이 여전히 공사 중이다.
리우데자네이루는 지난달 27일 사이클 실내경기장(벨로드롬)을 완공했다고 브라질올림픽위원회에 보고하면서 모든 경기장 공사를 마쳤다고 밝혔다. 벨로드롬은 공식적으로 대회 인프라 가운데 진척이 가장 늦은 시설이었다. 그러나 해외 미디어를 비롯한 외부 시선에는 아직도 미흡한 시설이 산적한 상황이다. 올림픽 경기장을 잇는 지하철 노선 연장도 답보 상태다.
치안도 불안하다. 리우 시 북부 지역에서는 지난 2일 괴한이 트럭으로 도로를 가로막고 강도 행각을 하며 버스와 승용차를 불태운 사건이 발생했다. 독일 방송사 'ARD'와 'ZDF'의 장비를 실은 트럭이 도난당한 뒤 하루 만에 발견된 일도 있다. 이 트럭에는 약 5억 원어치 물품이 들어있었다. 총격 사건도 끊이지 않는다.
재정 문제가 근본 원인이다. 브라질은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3.7%를 기록할 만큼 경기가 좋지 않다. 리우올림픽을 위해 투입한 예산도 111억달러(약 12조7000억 원)로 2008년 베이징 대회(400억달러·약 45조9000억 원), 2012년 런던 대회(139억달러·15조9000억 원)보다 줄었다. 주 정부에 자금은 부족한데 올림픽이라는 큰 대회까지 준비하느라 돈줄이 말랐다. 경찰이나 교사 등 공무원의 임금과 연금까지 체불하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지난달 28일에는 리우데자네이루 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일부 경찰과 소방관들이 "지옥에 온 것을 환영한다(Welcome to hell)"는 현수막을 들고 파업시위를 했다.
페르난두 벨로주 리우시 경찰서장은 "우리는 한계점에 부딪혔다. 붕괴 가능성도 있다. 예산 문제로 많은 인원을 줄여야 할지 모른다. 이는 시민을 위해 봉사하는데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탄핵안 표결로 직무가 정지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69)의 거취마저 불투명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프란시스쿠 도르넬리스 리우 주지사(81)는 지난달 18일 심각한 경제위기로 주 정부 살림이 사실상 파산 상태라며 '재정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혼란이 계속되자 중앙정부는 임시방편으로 위기를 타개할 방침이다.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 권한대행(76)은 지난달 23일 리우에 약 1조원을 긴급 지원하는 방안을 제안했고, 의회에서도 이를 승인했다. 이 돈은 경찰관들의 밀린 임금을 주고, 지하철 공사 등을 마무리하는데 먼저 쓰일 예정이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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