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이동 가입자에게 사례금
단통법 이후 자취 감췄었는데…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시중에 마이너스 폰이 판매되는 등 이동통신사의 불법이 극에 달하고 있다.
마이너스 폰이란 가입자가 번호이동(이동통신사 전환)시 유통점(판매점 및 대리점)에서 신규 가입자에게 소정의 사례금을 주는 폰을 말한다. 마이너스 폰은 2∼3년 전 성행했으나 2014년 10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말기유통법)이 시행된 이후 자취를 감췄다. 통신시장이 혼탁해지면서 마이너스 폰이 다시 등장한 것으로 보인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팬택이 최신 스마트폰 아임백(IM-100)을 40만원대에 출시하자마자 이 제품은 마이너스 폰으로 판매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SK텔레콤과 KT를 통해 판매된 아임백의 출고가격은 44만9900원이다. 이날 3만원대 요금제 기준으로 SK텔레콤은 25만원, KT는 20만원의 공시지원금을 책정했다. 유통점 추가 지원금(15%)을 감안하면 SK텔레콤과 KT에서 구매할 수 있는 정상 할부원금은 각각 16만2400원, 21만9900원이다.
하지만 이 제품은 출시와 동시에 일부 유통점에서 돈을 받고 구매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주말 한 온라인 판매점에서는 '아임백 29욕에 13성'이라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번호이동 조건 3만원대 요금제로 아임백을 개통하면 13만원을 준다는 뜻이다. 공시지원금 이외에 이동통신사들이 40만원대의 리베이트(판매장려금)를 일부 유통점에 지원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공시지원금 이외 추가 지원금은 불법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불법 보조금이 성행했다.
강변 테크노마트의 한 휴대폰 판매점 직원은 "이동통신사들이 팬택 신제품에 대해 저가요금제 요금제부터 보조금을 대거 지급했다. 여기까지 온 김에 교통비, 식비라도 챙겨가라"며 사례금을 줄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통사들은 최근 팬택의 복귀작 아임백이 주목을 받자, 이 제품에 불법 보조금을 몰아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임백은 출고가가 낮은 만큼 적은 돈을 써도 공짜에 판매할 수 있다는 계산을 한 것이다. 그 결과 단말기유통법 시행 전에나 볼 수 있었던 마이너스 폰이 다시 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S7 등 프리미엄 폰을 10만원대에 팔려면 40만~50만원의 불법보조금을 줘야하지만 팬택 제품은 30만원만 지급해도 공짜에 팔 수 있다"며 "공짜라는 말에 주말동안 나오는 족족 판매됐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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