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락에 연봉 수억원씩 오락가락
외국인선수 노동허가도 영향 미칠듯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브렉시트'는 축구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 같다. 한국 축구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
영국 BBC는 "브렉시트 때문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유럽연합(EU) 소속 선수 332명이 떠나야 할 것"이라고 했다. 우리 선수들에게도 타격이 있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41)은 "파운드화 환율과 노동허가(워크퍼밋) 문제가 있다"고 했다.
영국 파운드화 환율은 28일 1582원까지 떨어졌다. 24일(1707원)과 비교하면 나흘 새 125원 내렸다. 이렇게 되면 한국 선수들의 연봉도 준다. 손흥민(24ㆍ토트넘)은 연봉 312만 파운드, 기성용(27ㆍ스완지)은 연봉 208만 파운드를 받는다(추정치). 24일이라면 손흥민 53억 원, 기성용 35억 원이다. 그러나 28일에는 손흥민 49억 원, 기성용 32억 원이다.
외국인 선수의 프리미어리그 진출은 더욱 어려워졌다. 잉글랜드에서 뛰려면 워크퍼밋을 받아야 한다. 워크퍼밋 제도는 그동안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등 타 대륙 선수들에게만 적용됐다. 브렉시트 이후에는 EU 회원국 국적을 가진 선수들도 같은 입장이 됐다.
프리미어리그를 포함한 영국 구단들로서는 외국 선수를 영입하기가 어려워졌다. 복잡한 절차를 밟아야 하는 데다 많은 비용이 드는 해외 스타 영입보다 자국 선수들을 활용하고 클럽이 기른 청소년 선수들을 발탁하는 경우가 늘 것이다.
박문성 위원은 "한국 선수들 입장에서는 영국 진출이 어려워지면서 중국과 중동으로 진출하는 경우가 늘 수 있다. 한국 축구 전반에 비춰 보면 걱정스런 문제"라고 했다. 고급 리그에서 뛰며 경쟁력을 향상시킬 기회가 그 만큼 준다는 뜻이다.
변수도 있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브렉시트가 결정된 25일 즉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프리미어리그는 출범할 때부터 세계화 전략을 지켜왔다. 세계 각국의 스타들을 영입한 결과 각 구단을 응원하는 팬들이 해외에서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이를 기반 삼아 전 세계에서 매 시즌 평균 중계권료 25억 달러(약 2조9655억 원)를 벌었다.
수입을 유지하려면 선수들을 지키고 워크퍼밋 등 진출 장벽을 완화해야 한다. 기존 제도들을 모두 뜯어 고쳐야 한다. 그러면 우리 선수들에게도 새로운 문이 열린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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