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도서관 다문화자료실, 다문화가정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좋은 반응 얻어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한국인 아빠와 베트남인 엄마를 둔 7살 준호(가명)는 한국인 외할머니가 생겼다. 무서운 호랑이의 울음소리, 귀여운 강아지의 흉내를 똑같이 내며 그림책을 읽어 주는 할머니는 준호에게 마술사 같은 존재.
관악구(구청장 유종필)가 도서관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다문화가정을 위한 ‘할머니가 읽어주는 동화’를 진행한다.
2011년3월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관악문화관도서관의 소나무봉사단은 주민들이 도서관 이용만 하는 것이 아니라 도서관 프로그램에 함께 참여해 재능을 기부하고 나누기 위해 마련 된 것.
특히 ‘할머니가 읽어주는 동화’는 동화구연가 과정을 이수하고 도서관에서 영유아를 대상으로 동화책을 읽어주는 어르신들의 ‘할머니 동화 사랑방’에 이어 다문화 가정으로 직접 찾아가는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외국인 근로자, 결혼이민자 등이 많이 거주하는 조원동을 대상 지역으로 선정해 5월부터 7명의 어르신이 7가구를 정기적으로 방문하고 있다.
베트남, 중국인 등 주로 결혼이민자의 다문화가정으로 3살부터 7살까지 영유아가 참여하고 있다. 어르신들은 그림책 읽어 주기 외에도 북스타트 꾸러기 배부, 손율동, 전통놀이 등을 진행한다.
박오남(70) 어르신은 “아이들이 즐거워하면 나도 힘이 나고 행복하다”며 “특히 아이 엄마가 그림책, 노래, 놀이 등을 반짝이는 눈으로 배우고 아이에게 직접 읽어주고 불러주고 놀아주려고 하니 더 뿌듯하다”고 말했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세 번째로 다문화인구가 밀집된 관악구는 다문화가정의 문화격차를 해소, 더불어 사는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조원도서관 내 ‘다문화자료실’을 설치했다.
다문화인권교육, 다문화인형극, 결혼이주민 여성을 위한 동화구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유종필 구청장은 “어르신들의 재능기부로 다문화가정을 위한 문화혜택을 확장할 수 있게 됐다”면서 “앞으로도 다문화가정이 도서관과 독서를 통해 우리 사회 일원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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