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전 모색 중이지만 쉽지 않다는 견해 우세
[아시아경제 이주현 기자]롯데그룹 비자금 의혹으로 검찰의 칼끝이 총수 일가로 향하고 있는 가운데 열린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에서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이 또 다시 참패했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25일 오전 9시 도쿄 본사에서 열린 주총에서 일반적인 결의사항 및 보고사항에 대한 의결과 신동빈 롯데그룹 롯데그룹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 롯데홀딩스 사장의 해임건 등의 안건을 모두 부결시켰다고 롯데그룹은 전했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해 8월과 올 3월 임시주총에서 2연패를 했지만 이번 정기주총에서도 동생 해임안을 안건으로 상정하며 반전을 모색했지만 3전3패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게 됐다.
신 전 부회장은 그동안 반격의 카드로 정기주총에 집중하며 일본롯데홀딩스의 지분 28%를 보유한 경영권 분쟁의 '캐스팅 보트'인 종업원지주회 포섭을 위한 노력을 해왔지만 수포로 돌아간 것이다.
2대 주주 종업원지주회(지분율 27.8%)만 돌아설 경우 최대주주인 광윤사 지분이 합쳐져 약 55% 지분을 확보할 수 있었지만 종업원지주회는 끝내 신 전 부회장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여기에 신 전 부회장은 앞서 롯데쇼핑과 호텔롯데를 상대로 한 회계장부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신청을 취하했으며, 롯데그룹 계열사 7개 대표를 상대로 한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한 사건도 모두 불기소 처분 처리돼 벼랑끝에 몰리게 됐다.
특히 이번 주총은 시작한 지 30분 만에 끝나며 신 회장의 지배력을 다시 확인하는 자리였다는 평가다. 최대 관심사였던 종업원지주회는 참석하지 않고 위임장에 의해 의안에 반대하는 의결권을 행사했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에 대한 주주들의 신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며 "당면한 어려움 속에서도 현 경영진이 이뤄낸 경영성과를 주주들이 인정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신 전 부회장은 패배를 인정하지 않았다. 주총 전 신 전 부회장은 다음 주총에서도 동일 안건을 재상정하겠다고 밝히기까지 했다.
종업원지주회의 마음만 얻을 수 있다면 수세에 몰린 분위기 반전은 물론 경영 일선에 복귀할 수 있으며 경영권 분쟁을 다시 원점으로 돌릴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신 전 부회장은 일단 다음 주총을 기약하면서도 우선적으로 아버지 신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 지정 결과에 매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신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 지정 관련 5차 심리는 오는 27일에 열린다. 이 자리에서는 변호인들이 향후 진행과정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며 신 전 부회장은 성견후견이 필요없다는 결과가 나오면 후계자로 지목된 본인이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신 총괄회장이 성년후견인 지정과 관련한 검진을 거부하고 있어 신 전 부회장으로서는 낙관적이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이 장기전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연이은 패배로 벼랑끝에 몰리게 됐다"며 "향후 경영권 분쟁에도 유리한 위치를 잡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jhjh1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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