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22일(현지시간)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대한 신랄한 비판에 나섰다. 경쟁자인 클린턴 전 장관을 집중 공격하며 물고 늘어져 최근 각종 구설수로 자초한 위기에서 탈출하겠다는 의도다.
이날 뉴욕의 트럼프 소호 호텔에서 공개 연설을 자청한 그는 클린턴을 '월드 클래스급 거짓말쟁이'라고 부르며 40분간 쉼없이 독설을 퍼부었다.
트럼프는 "그녀가 장관시절 보스니아에 갔을 때 (저격수들의) 공격을 받았다고 했지만 당시 어린 소녀들이 그녀에게 꽃을 건네주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완전히 거짓말쟁이"라고 몰아붙였다.
또 "클린턴이 국무부에 장관 시절 이메일 내역을 모두 보냈다고 말했지만 이미 이메일을 3만3000건이나 지웠다"고 공격했다.
트럼프는 이어 클린턴 전 장관이 그를 후원한 공산주의 국가 중국 등 외국정부와의 관계를 덮기 위해 개인 이메일을 운영했고 적국들은 이를 쉽게 해킹했다면서 "이미 저지른 범죄만으로도 감옥에 가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트럼프는 또 클린턴 전 장관을 "대통령이 되려 한 역대 인물 중에서 가장 부패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클린턴은 국무장관 시절 세계의 독재 정권과 이와 관련된 사람들에 특혜를 주고 그 대가로 현금을 받아 챙겼다"고 비판했다.
무역 및 경제정책과 관련해서도 트럼프는 "클린턴은 중국에 우리의 최고 일자리 수백만 개를 내줬으며 그 대가로 부자가 됐다"면서 "그녀는 여러분을 가난하게 만들면서 부자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에 맞서 클린턴 전 장관은 "트럼프야말로 미국 대통령이 될 자격을 전혀 갖추지 못했고, 괴상한 거짓말만 늘어놓고 있다"며 반박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에서 선거유세를 통해 "나는 (트럼프의 무모한 주장에 맞서) 대안을 제시할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특히 "기업을 수차례 도산시켰던 인물에 경제를 맡길 수 없다"면서 "기업들이 수익과 일자리를 국외로 이전하는 것을 막으려면 말이나 슬로건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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