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제이미 바디(29)는 자신을 향했던 편견을 깼다. 웨일스전에 나온 그의 동점골이 모든 것을 말해줬다.
잉글랜드 축구대표팀은 16일(한국시간) 프랑스 랑스 스타드 펠릭스 볼라르트에서 열린 UEFA(유럽축구연맹) 유로2016 조별리그 B조 2차전 경기에서 웨일스를 상대로 2-1 역전승을 거뒀다.
다니엘 스터리지(27)가 전반적으로 맹활약했다. 하지만 바디의 활약도 무시 못한다. 그는 골결정력으로 귀중한 동점골을 터트리며 잉글랜드의 역전극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웨일스와의 경기는 잉글랜드 공격수들의 시험대였다. 특히 해리 케인(23)에 시선이 모아졌다. 영국 '스카이스포츠' 등은 웨일스와의 경기는 케인의 앞으로의 행보를 좌우할 중요할 경기라고 했다. 다른 공격수들이 케인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면 좋은 기회라는 의미도 됐다. 그도 그럴 것이 러시아와의 1차전 경기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나왔지만 케인이 그에 걸맞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일단 이번 웨일스와의 경기도 선발은 케인이었다. 케인이 여러모로 적절했다. 수비 뒷공간을 잘 내주지 않는 웨일스 수비진을 뚫기에는 결정력과 활동량, 슈팅력을 갖춘 케인이 나아보였다. 하지만 전반전에 큰 효과를 못봤다. 오히려 가레스 베일(27)에게 선제골을 내주면서 끌려 갔다.
후반전이 시작되자 바디가 나왔다. 웨일스가 뒤로 물러서기 시작했을 때다. 선제골 리드를 지키기 위해 수비를 단단히 했다. 바디는 어찌 보면 도박이었다. 바디는 빠른 발을 이용한 역습에 강하다. 지난 시즌 레스터시티에서 보여준 득점 패턴이 그랬다. 자신에게도 모험이었다. 밀집된 수비, 지공 상황에서 골을 넣을 수 있을 지가 의문이었다.
이러한 의심은 보기 좋게 깨졌다. 바디는 후반 11분 스터리지가 크로스한 것이 문전 혼전 상황을 만들었고 바디가 동점골로 마무리했다. 단지 속공에서만 득점을 잘한다던 자신의 평가가 잘못됐다는 것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스터리지와도 손발이 비교적 잘 맞았다. 자신과 비슷하면서도 많이 뛰는 스타일의 스터리지 등과 반경이 겹치지 않을까 하는 분석도 있었지만 웨일스와의 경기에서는 잘 어울렸다.
바디의 동점골 덕에 스터리지의 역전골도 나와 잉글랜드가 웨일스를 꺾었다. 잉글랜드 대표팀 로이 호치슨 감독은 이제 선택해야 한다. 일단 최전방 공격수 자리를 놓고 바디가 이번 웨일스전 골로 케인보다 앞서가는 흐름이 됐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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