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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롯데]일상업무 마비에 직원들도 '패닉'…"문서 파기 하나도 조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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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딴 압수수색에 심리적 위축"
직장인 앱 '블라인드'에서도 직원들 속상함 토로

[위기의 롯데]일상업무 마비에 직원들도 '패닉'…"문서 파기 하나도 조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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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보안 문서 파기 할때도 조심스럽습니다. 증거인멸 오해를 받을까봐 컴퓨터 상으로도 당분간은 파일 삭제를 못할 것 같습니다."

연일 이어지는 검찰의 압박수사에 롯데그룹 직원들도 패닉에 휩싸였다. 그간 겪어본 적 없는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마땅한 대응전략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수장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마저 부재중이어서, 직원들의 불안감은 확산되는 분위기다.


15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현재 검찰수사 선상에 오른 계열사들은 사무실 내 유무선 커뮤니케이션이 차단되고 전산, 물류 등 사업흐름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예상치 못한 악재에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어려워 진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검찰은 지난 10일부터 두 차례의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통해 1톤(t) 트럭 7~8대 분량의 문서, 컴퓨터 하드디스크, 일부 임직원들의 휴대폰 등을 압수했다. 이 때문에 간단한 문서 작업은 물론 외부와의 정상적인 접촉도 어려워 진 상황이다. 해외 계열사는 물론이고 협력사와의 업무상 소통도 난항에 빠졌다.


일부 직원들은 보관상의 문제로 파기 또는 삭제한 문서와 파일에 대해서도 지적받을 가능성이 있어 곤란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압수수색을 받은 한 계열사 관계자는 "모든 문서를 다 보관할 수는 없는 노릇"이면서 "일반 직원들도 증거인멸 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길어지는 검찰 수사로 간단한 실무조차 제약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위기의 롯데]일상업무 마비에 직원들도 '패닉'…"문서 파기 하나도 조심스럽다"


압수수색을 받지 않은 계열사 직원들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언제 검찰 수사관이 들이닥칠지 모르는 상황에서, 압수수색에 돌입하면 모두 자리를 비워달라는 통보를 받은 상태다. 한 관계자는 "지난주 금요일 오후 압수수색을 할 것이니 직원들은 모두 자리를 비우라는 통보를 받았다"면서 "그러나 결국 수사관들은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위기의 롯데]일상업무 마비에 직원들도 '패닉'…"문서 파기 하나도 조심스럽다"


굵직한 인수·합병(M&A)도 줄줄이 무산됐다. 롯데는 검찰의 압수수색 첫날 미국 석유회사 액시올 인수 포기를 선언했고, 사흘 뒤에는 호텔롯데 상장을 자진철회했다. 지난 14일에는 1조7930억원 규모로 추진중이던 해외 호텔, 리조트, 면세업체 M&A 협상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호텔롯데는 최근 유럽, 미국, 호주 등 해외업체 3~5곳과 구체적인 인수합병 협의를 진행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직원들의 심리적인 동요도 크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앱 '블라인드'에는 회사에 대한 믿음을 강조하는 글이 최근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롯데카드 소속의 한 직원은 앱을 통해 "롯데도 뭔가 잘못한 것은 맞을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검찰이 이렇게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래도 그게 다가 아닐 것이다. (정치적 배경이 있을 것이라는 설명) 롯데는 망하지 않을 것이다. 걱정하지 말자."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 직원은 "그러니 출근하면 네이버 경제란 좀 그만보고, 점심 메뉴나 걱정하자"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롯데자산개발의 한 직원은 "회사가 더이상 휘둘리지 않았으면 한다"고 댓글을 달았다.


롯데알미늄 소속의 한 직원은 "적어도 우리에겐 오너 한 사람의 사욕을 위해 본식(회계)하고 비자금 조성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최소한의 믿음이 있다. 급여에 인색하고 복리후생은 다른 그룹에 한참 뒤떨어져 있어도, 우리 그룹의 고위 임원들은 우리에게 이야기한 행동강령처럼 그들도 그렇게 행동했을 것"이라는 내용을 적기도 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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