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이 미국에서 에탄크래커 합작사업의 기공식을 열며 국내 회사로는 처음으로 미국 석유화학시장에 진출했다.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롯데그룹의 신동빈 회장도 기공식에 참석했다.
롯데케미칼은 14일(현지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에서 미국 에탄크래커와 에틸렌글리콜 합작사업 기공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날 기공식에는 한국과 미국 정부 관계자들, 합작사업 관련 기업, 금융기관 임직원 등 주요 인사들이 참여해 합작사업의 성공을 기원했다.
롯데케미칼과 미국 액시올은 지난 2014년 2월 에탄크래커 합작사업에 대한 기본계약을 체결한 후 지난해 6월 지분율과 에틸렌 사업내용 등을 포함한 합작구조를 최종 확정했다. 지분구조는 롯데케미칼 90%, 액시올 10%다. 액시올은 상업생산 후 3년까지는 합작사 보유지분을 최대 50%까지 늘릴 수 있는 옵션을 갖는다.
연간 100만t 규모로 생산되는 에틸렌은 합작 양사가 각각 50만t씩 분할 사용하고, 롯데케미칼은 이 에틸렌을 사용해 미쓰비시상사와 70 대 30으로 합작 투자해 합성섬유의 주원료인 에틸렌글리콜(EG))을 연간 70만t씩 생산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2018년말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합작사업은 향후 롯데케미칼과 롯데그룹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데 중요한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에탄크래커 합작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롯데케미칼의 에틸렌 생산량은 현재 연간 292만t에서 382만t으로 대폭 늘어난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월 삼성정밀화학(현 롯데정밀화학)과 삼성BP화학(롯데BP화학), 4월 SDI케미칼(롯데첨단소재)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석유화학부문 수직계열화를 이뤘다. 롯데그룹 내 화학 분야 매출 규는는 총 17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급성장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롯데그룹의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개최돼 다소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기공식에 참석한 신동빈 회장도 검찰 수사와 관련해서는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말을 아꼈다. 신 회장은 기공식 축사를 통해 "미국에서의 에탄크래커 합작사업은 롯데케미칼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종합화학회사로 도약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향후에도 롯데케미칼이 롯데그룹의 중요한 축으로 지속성장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