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레이크찰스=황준호 특파원] "호텔롯데 상장은 연말 정도까지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7일 출국한 이후 8일만인 14일(현지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에서 열린 롯데케미칼과 미국 액시올 사와의 '에탄크래커 및 에틸렌글리콜 합작사업' 기공식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신 회장은 입을 굳게 다물고 행사장을 성큼 걸어 들어왔다. 신 회장은 짙은 남색 정장에 붉은색 계통 넥타이와 푸른빛이 도는 와이셔츠를 입고 있었다. 어두운 얼굴에 행사 축하를 위해 꽂은 빨간색 꽃이 도드라졌다.
신 회장은 이번 합작사업을 축하하기 위해 찾은 귀빈들이 인사를 건네기 전에는 얼굴에 미소를 띠우지 않으려 했다.
신 회장은 이날 자리에서 검찰 수사에 대한 송구한 마음을 먼저 밝혔다. 그는 "여기까지 국내 문제로 (오셨는데)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의 전방위 수사가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에서 롯데가 증거 인멸을 시도했다는 지적에 대해 "책임을 느끼고 모든 회사(롯데 계열사)한테 (검찰 수사에) 협조하도록 이야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 회장은 대한스키협회 회장으로 11일(현지시간)까지 멕시코 캉쿤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7일 출국했다. 신 회장이 자리를 비운 일주일여간 검찰의 전방위적 수사가 개시됐다.
검찰은 지난 10일 롯데그룹 정책본부와 호텔롯데, 롯데홈쇼핑, 롯데정보통신 등 계열사 7곳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집무실 등 17곳을 압수수색했다. 이어 이어 14일에는 롯데건설, 롯데케미칼 등 15곳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에 나섰다.
또한 신 회장은 호텔롯데 상장 철회에 대해 "(호텔롯데 상장 건은) 무기한 연기가 아니고 연말 정도까지는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이 건은 지난번에 국회에서 국민과 약속한 사안이니까 꼭 상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호텔롯데는 금융위원회에 상장 철회신고서를 제출하고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밝혔다.
다만 신 회장은 이날 행사 이후 바로 귀국할 예정은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에서 몇주 동안 여러가지 좀 필요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머물 예정)"이라며 "일본롯데홀딩스 주주총회가 끝나는 대로 꼭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달말까지 귀국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신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 등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주총에 대해서는 걱정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자리에는 신 회장이 롯데케미칼 대표로 참석했다. 검찰 수사에 따라 허수영 롯데케미칼 대표는 이날 자리에 참석하지 못했다.
레이크찰스=황준호 특파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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