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훈풍이 불던 재건축 추진 단지에는 투자 광풍이 불고 있다. 아파트 매입을 망설이던 사람들의 문의가 크게 늘었다. 이러는 통에 집주인들은 배짱이 두둑해졌다. 가격이 더 오르길 기대하며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강남 B중개업소 관계자)
서울 주요 지역 재건축 추진 단지의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특히 강남은 이번 금리 인하 효과가 제일 큰 지역으로 꼽힌다. 그중에서도 개포·압구정·잠실 등지의 아파트값은 최고가를 경신할 정도다.
개포지구에서는 투자자들과 집주인들의 눈치싸움이 시작됐다. 개포동 O중개업소 관계자는 "3.3㎡당 4000만원 안팎의 가격이 책정된 분양이 잇달아 성공하는 등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전용면적 42㎡가 9억원까지 올랐다"며 "이달 들어 추가 상승 조짐을 보여 왔는데 지난 주말께부터는 매물이 동나면서 4000여만원을 더 얹어준다고 해도 거래가 힘들 정도"라고 전했다.
재건축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압구정 일대도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신현대 아파트는 최근 가격이 최고 1억원 가량 급등하면서 전용면적 85㎡의 호가가 16억원까지 올라갔다. 2010년 최고가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전용면적 112㎡도 최근 13억7000만원까지 올랐다. 이는 2006년 12월 최고가인 13억6000만원을 넘어선 것이다.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단지도 재건축 투자 바람이 거세다. 3종 일반주거지역이면서 용적률이 낮은 신시가지 7단지에 투자수요들이 몰리고 있다. 이 단지 전용면적 89㎡는 최근 8억원에 거래돼 10년 전 최고가를 10년 만에 회복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재건축 단지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저금리에 기대 투자수익을 노리거나 분양권 가격 상승을 기대하는 수요자들이 몰려들고 있어서다. 이러는 사이 단기 가겨급등으로 인해 매도자와 매수자간 분쟁도 늘고 있다. 중개업소에서는 거래를 마친 후에 매도자와 매수자가 추가 가격상승을 기대하면서 계약을 취소하려는 경우가 있다고 전하고 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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