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당권레이스 첫 깃발 든 '추다르크'
黨 위기 때마다 항상 전면에 나섰다…이대론 정권교체 안 돼
문재인, 큰 가능성 보고 있다…强펀치 맞고도 대선후보 지지율 1위
탄핵 이야기 때마다 '울렁증'…원칙·소신에 대해서는 盧지지자들도 이해할 것
[아시아경제 나주석, 유제훈 기자] "저보다 분열의 상처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저만큼 분열의 최전선에 서서 고통스럽게 분열의 아픔을 목도하고, 떠안은 사람은 없었기 때문이죠. 더 이상 당(黨)과 지지세력이 쪼개져서는 안 됩니다. 이제는 분열을 수습하고, 통합을 이뤄내 지지자에게 희망을 드리는 새로운 10년을 만들어야 합니다."
'추다르크'라 불리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오는 8월27일 열릴 더민주 당대표 선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2004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사건, 2016년 야권의 대분열 상황에서도 소속된 정당을 버리지 못했던 추 의원이 제1야당의 당수로 발돋움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추 의원은 1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가진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당권 도전의사를 묻는 질문에 "그렇다. 그동안 정치를 뒤에 물러서서 해본 적이 없다. 고비마다, 당이 위기일 때마다 항상 전면에 나섰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당의 목표가 '수권'인 것 처럼, 추 의원이 당권에 도전하는 이유는 '정권교체'였다. 추 의원은 "(지지세력이 분열된) 이대로는 정권교체를 할 수 없다"고 전제했다. 이어 추 의원은 "제가 초선으로 정치를 시작했을 때는 준비된 대통령(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지칭)이 있었기에 열심히 뛰기만 하면 됐지만, 이제는 바닥에서 시작해야 한다"며 "후보는 대선을 준비하는데 집중할 수 있게 하고, 준비된 정당을 만드는 것은 당 대표가 해야 할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20대 총선에서 나타난 호남의 변심은 추 의원에게도 뼈아픈 대목이다. 추 의원은 "호남의 변심은 경고 그 이상"이라며 "더민주에 대해 이보다 더 혹독하게 (평가) 한 적이 별로 없을 정도"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호남에서) 맞은 매는 왜 분열을 막지 못했냐를 묻는 매도 있는 것"이라며 "국민은 같은 기회를 두 번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추 의원은 유력 대권주자인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문 전 대표에 대해) 큰 가능성을 보고 있다"며 "차기 대권주자 1위라는 게 잠시 잠깐 1위가 아니라 강한 정치적 펀치를 지속적으로 맞았음에도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다만 '탄핵'이라는 멍에는 추 의원에게도 어려운 숙제다. 특히 20대 총선 이후 더민주 내 친문(親文) 진영의 구심력이 강화된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추 의원은 "탄핵이야기를 하면 굉장히 가슴이 아프고, 듣기만 해도 울렁증이 있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추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이) 제가 미국에 가 있을 때 두어 차례 장관직을 제의해 줘 오해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지만, 지지세력의 통합이 먼저인 상황에서 그 직책을 수행하게 될 경우 통합이 멀어질 것을 우려해 고사했다"며 "그때 모습을 보면 대통령은 변함없는 후원자였으며, 탄핵이 제 진심이 아닌 그 당시 상황 때문이었음을 알고 계셨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적어도 노 전 대통령과 추 의원 사이의 감정적 앙금은 없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추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의 관계에 대해 "진심을 읽혀질 수 있는 사건이 많았다"면서 "원칙과 소신에 대해서는 대통령을 아끼시는 지지세력들도 이해하고 신뢰하고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과의 '화해'에 대해서도 "제가 헌신을 해서 정권교체 역할을 해 놓고, 그 부분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씀을 드릴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언제가 그런 이야기를 할 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