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선관위 불법·강압 따질 것"…견제구도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국민의당이 김수민(30·비례대표) 의원의 불법정치자금 의혹으로 창당 이래 두 번째 위기를 맞았다. 야권분열 국면에서 독자노선을 고수해 총선을 승리로 이끈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어떤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 2월 창당한 국민의당이 맞은 첫 위기는 이른바 '통합 논쟁' 이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3월에 들어서자마자 체제정비를 마무리 한 뒤 전격적으로 국민의당에 야권통합을 제의하면서다.
당시 김 대표의 전격적인 통합제안으로 국민의당은 내홍에 휩싸였다. 당의 3두 마차 였던 천정배 공동대표는 물론, 김한길 전 의원도 수도권 지역에 국한한 연대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까닭이다. 당시 내홍이 심화되면서 국민의당의 지지율은 추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안 대표는 당시 '독자노선'을 고수하면서 천 대표 등을 설득했다. 그 결과 국민의당은 총선에서 38석을 차지하면서 제3당으로 자리를 굳히는 데 성공했고, 더민주·정의당을 포함한 야당도 약진하며 총선을 승리로 이끌었다.
김 의원의 불법정치자금 의혹은 이같은 '통합논쟁'에 이어 국민의당에는 적잖은 위기요인이 될 전망이다. 앞서 박준영 국민의당 의원도 공천헌금 의혹을 받기도 한 데다, 이번 사건에는 안 대표의 측근이라 할 수 있는 박선숙 의원(전 사무총장)도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어서다. 검찰의 수사결과에 따라 거센 후폭풍이 일 수 있는 상황이다. 안 대표의 '새정치' 이미지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런 상황을 반영한 듯 9일 까지만 해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고 받았다"던 안 대표는 한껏 자세를 낮췄다. 안 대표는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사실여부와 관계없이 국민들께 걱정을 끼쳐드린 점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만에 하나라도 문제가 있다면 단호하게 대처하겠다. 수사결과가 나오면 당헌·당규에 따라 원칙적으로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민의당은 이상돈 최고위원을 단장으로 하는 진상조사단을 꾸려 본격적인 진상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다만 박지원 원내대표는 선관위와 검찰에도 견제구를 날리는 모습이다. 박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선관위가 고발하고, 검찰에서 수사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국민들께 송구스럽다"면서도 "선관위가 굉장히 강압적으로, 불법 수사한 것은 우리가 나중에 따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검찰에도 "선관위에서 검찰을 고발하면 수사가 시작되지만, 고발하기 전에 이미 서울 서부지검에 배당해 수사하는 이런 문제를 없는 것 처럼 지나가면 앞으로도 그런 일이 있을 것"이라며 "자기들 문제(법조비리 사건)는 수사하지 않고, 야당 문제에 대해서는 피해사실공표 등을 하면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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