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광장에서 17회 퀴어축제 개최…8일부터 같은 장소에서 반대 농성 중인 기독교 단체와 충돌 가능성 높아
[아시아경제 문제원 수습기자] 11일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퀴어문화축제를 앞두고 동성애를 둘러싼 갈등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예수재단 등 기독교단체는 8일 서울광장에서 '미스바구국금식기도성회'를 개최하고 본격적인 동성애 축제 반대운동에 들어갔다. 이들은 퀴어축제 당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집회를 이어나갈 계획이어서 축제 참석자들과의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7회째를 맞는 퀴어축제는 한국 최대의 성소수자 행사다. 동성애를 지지하는 시민들이 모여 자신의 모습을 긍정하고 자긍심을 높이는 문화의 장이다. 2000년 첫 축제 당시 50여명에 불과하던 참여인원은 지난해 3만명(조직위 추산)까지 확대되는 등 규모가 해마다 커지고 있다. 조직위는 올해 참석자가 6만5000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퀴어축제에 대해 늘어나는 관심만큼 그에 상응하는 반대 목소리도 더욱 거세지고 있다는 것이다. 전날부터 농성을 진행하고 있는 기독교 단체 회원들과 일반 시민들은 하루종일 찬송가를 부르거나 기도를 하면서 동성애를 규탄했다.
예수재단 대표 임요한 목사는 "10일까지 서울광장 사용승인을 받았지만 11일에도 이 자리에서 농성을 계속할 계획"이라며 "충돌이 있어도 어쩔 수 없다. 법적으로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지겠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광장은 시민의 건전한 여가 공간으로 만든 곳임에도 취지를 위배하고 정치적 목적에 따라 퀴어축제 승인이 났다"며 "서울시가 동성애 교주 같이 행동하고 행사를 확산ㆍ미화하는데 앞장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관련 기관들도 바짝 긴장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예수재단 측이 퀴어축제 당일에는 집회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어제 말을 바꿨다"며 "최대한 법의 테두리에서 해야 하지 않겠냐고 설득 중이다"고 했다.
경찰은 지난해 서울광장에서 열린 퀴어축제 당시 20여개 중대, 2000여명을 투입한 것을 고려해 올해도 이와 비슷한 규모의 경비 병력을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병력 투입 규모는 협의 중에 있지만 민감한 사항이고 지난해와는 상황이 또 다른 만큼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원 수습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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