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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키스와 섹스 사이에 하는 7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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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키스와 섹스 사이에 하는 7가지



키스(kiss)의 어원은 입술과 입술이 부딪치면서 내는 소리라고 합니다. 섹스(sex)는 라틴어의 sexus(나누다)에서 비롯되었다 합니다. 혹자는 절단하다(sacare)가 그 어원이라고 합니다. 원래 암수한몸이었던 존재가 떨어져나간 충격이 섹스라는 말 속에 숨어있다 할 만합니다.


키스는 쉽게 귀로 들을 수 있는 현상을 채택하여 만든 말인데 비하여, 섹스는 인간의 깊은 상처와 두려움을 그 의미에 담고 있습니다.


키스는 입술과 입술이 닿거나 혀가 교차하는 순간의 즐거운 경탄입니다. 그런데 섹스는 존재와 존재가 처음에 이별하던 날의 멀미같은 것입니다. 두 가지 사랑의 행위는, 이렇듯 전혀 다른 뉘앙스를 담습니다.


사실 낱말의 뜻만으로 보자면 섹스가 먼저이고 그 다음에 키스입니다. 이별의 현기증을 겪고난 다음, 재회하는 그 감미로운 소리. 하지만 키스와 섹스는 여반장(如反掌)입니다. 회자정리(會者定離)의 섹스, 이자필반(離者必返)의 키스. 가슴을 아리게 하는 많은 러브스토리에는 그런 장면이 꼭 있습니다. 키스는 처음 닿는 날의 기쁨이며, 섹스는 완전한 사랑을 향한 깊고 오래된 갈증입니다. 키스와 섹스 사이엔 7가지가 있다 합니다.


kiss에서 sex까지. 그러니까 k에서 s까지, l, m, n, o, p, q, r 이렇게 일곱 가지가 있습니다.


l은 lure라고 합니다. 유혹입니다. 이 유혹은 원래 짐승을 속여서 꾀어내는 것이었습니다. 대개 좋지않은 의미의 유혹입니다. 키스는 늘 이런 달콤한 함정을 지니고 있습니다. 키스하고 난 다음의 파격적인 친밀은, 저 아슬아슬한 도박의 시작입니다.


m은 miss라고 합니다. 새장에 든 새를 환장하게 하는 방법은 우선 짝을 넣어준 뒤 친밀해진 뒤에 다시 빼는 것이라 합니다. 맛을 알아버린 자의 고독과 그리움은 그걸 짐작만 하는 자의 그것보다 훨씬 고통스러운 법입니다. 키스를 한 뒤에 생겨나는 미친 그리움. 심장이 펄떡펄떡 뛰는 충동, 내내 그 생각 뿐인 넋나간 생이 시작됩니다.


n은 needs라고 합니다. 키스를 하기 전까지는 그 희망이 전부였습니다. 그러나 입술이 닿은 순간부터 그는 다른 무엇을 꿈꾸게 됩니다. 입술이 닿으면서 남은 나머지 신체로, 그 넥스트(next)를 진행합니다. 이 대책없이 벋어나가는 흉계. 금지와 파계(破戒) 사이. 조금만 더, 잠시만...이렇게. 다음에 만나면, 어느 새 이전보다 더 진도가 나가있는.


o는 obsession이라 합니다. 귀신에 씐 듯, 한 사람의 영혼과 한 사람의 신체와 한 사람의 삶과 한 사람의 시간에 집착합니다. 세상 모두가 필요없어집니다. 이 망념 하나로, 충분합니다. 무엇을 하고 싶은 것도 없습니다. 그저 그와 나, 하나였던 것들을 복원하는 그 순정한 원형(原形)이면 됩니다. 그 뜨겁던 구순(口脣)이 떨어져 나오면서, 이후 시간들은 붕어처럼 허공에서 뻐끔거립니다.


p는 pride라 합니다. 이제 내가 죽을 수 없는 이유가 생겼습니다. 내가 아플 수도 없는 이유가 생겼습니다. 당신이 나를 사랑한다는 사실, 그건 세상 모든 존재들보다 나를 우월하게 하는 초강력 ‘빽’입니다. 당신과 내가 함께 있기만 한다면 세상의 모든 문법들 지키지 않아도 좋습니다. 세상의 돌팔매 아래에 있어도 행복할 겁니다. 누가 감히 우리의 사랑을 알 수 있겠습니까. 그들, 사랑을 맛보지도 못하고 가는, 영혼의 천민들이 말입니다.


q는 question이라고 합니다. 문득 알고싶어집니다. 당신은 나를 좋아하는가? 당신은 무엇을 좋아하는가? 당신은 무슨 생각을 하는가? 지금 당신은 어디에 있는가? 당신은 나보다 더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 당신에게 나는 무엇인가? 당신은 날 생각이나 하는가? 당신은 내 이 호들갑스런 대시가 귀찮지는 않은가? 내가 죽으면 당신은 슬프기는 할 건가? 질문들은 결국 부메랑처럼 돌아와 스스로를 괴롭힙니다. 모든 궁금증들은 해결되지 않은 채, 더욱 깊은 갈증을 낳습니다.


r은 risk라고 합니다. 유혹하고 그리워하고 원하고 집착하고 뻐기고 의심해봤으나, 사랑은 진도가 나가지 않았습니다. 이젠 위험에 뛰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평생 에고의 사막에서 나오지 않았던 존재가, 타인 속으로 쑥 들어갑니다. 타인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대한 경이, 합일에의 꿈, 어쩌면 치명적인 베팅, 영혼을 팔아치우는 파우스트처럼 그는 암수한몸의 처음 상태로 자기를 혁신합니다. 에라 모르겠다. 벌거벗고 덤벼드는, 그 못말릴 랩소디(rhapsody).


그 다음이 s입니다. 섹스라는 문제적 사건은 늘 그쯤에서 일어납니다.



* 표지사진은 19세기 말 카롤루스 뒤랑의 '키스'라는 작품입니다.






이상국 기자 isomi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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