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다른 신경 쓰지 않고 늘 쓰는 말인데 어느 날 갑자기 왜 하필 그렇게 이름을 지었을까 궁금해질 때가 있다. 며칠 전에는 ‘하늘’이라는 단어가 그랬다. 봄 철 내내 미세먼지 때문에 맑은 하늘 구경하기 힘들던 와중 퇴근길에 밤하늘을 넌지시 올려다보며 ‘낮보다 밤하늘이 더 선명하네. 하늘 좋다.’ 생각을 했다. 그런데 불현 듯 ‘하늘, 하늘’ 연거푸 말하다 보니 하늘은 왜 하늘이지?라는 엉뚱한 궁금증이 일다가 이내 누가 지었는지 몰라도 하늘에게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말이 있을까 참 잘 지었다 생각하며 잠시 더 올려다보았다.
우리가 1월, 2월 숫자를 붙여 순서대로 부르는 평범한 달의 이름도 인디언, 아프리카 부족들은 숫자 대신 그 달에 일어나는 일상과 연관 지어 이름 짓는다고 한다. 예를 들어 5월은 곡물의 이삭이 나오는 달, 7월은 천막 안에 앉아 있을 수 없는 달, 11월은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 그리고 6월은 입가가 지저분해지는 달이라고 부른다. 그 이유는 6월에 열매 맺은 새 곡식을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새 곡식을 먹은 아이들의 입가가 더러워진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말이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숫자 대신 달마다 붙여진 이름들로 그 달의 풍경을 상상해 보니 작명한 사람의 재치가 대단하다 싶다.
한 해의 중간에 와 있는 지금, 대부분은 ‘벌써 6월이야? 올해도 다 갔네’ 할 것이고 또 어느 일부는 ‘아직 반년이나 더 남았네’ 할 것이다. 대개는 후자보다 전자를 생각하며 한숨짓겠지만 생각의 차이는 한 끗이다. 그냥 6월이 아니라 새로운 곡식을 신나게 먹느라 입가가 더러워지는 줄 모르는 천진난만 아이처럼 내 일상에 일어나는 소소한 재미를 찾으며 새로운 한 달, 아직 절반이나 남은 올해의 시간도 잘 꾸려나가길 바란다.
두부 견과류 샐러드
주재료
생두부 1모, 채소(샐러드용) 적당량, 견과류(아몬드, 호두, 해바라기씨 등) 적당량
요구르트 드레싱 재료
플레인 요구르트 1/2개, 빨강 파프리카 1/4개, 레몬즙 2, 설탕 0.5, 소금 0.3
만들기
▶ 요리 시간 30분
1. 두부는 한 입에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2. 샐러드용 채소는 찬물에 헹궈 체에 밭쳐 물기를 뺀다.
3. 요구르트 드레싱 재료인 플레인 요구르트 1/2개, 빨강 파프리카 1/4개, 레몬즙 2, 설탕 0.5, 소금 0.3을 블렌더에 넣고 곱게 갈아 드레싱을 만든다.
4. 접시에 두부와 샐러드용 채소를 먹음직스럽게 담고 드레싱과 견과류를 뿌린다.
글=요리연구가 이정은, 사진=네츄르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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