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제이콥 루 미국 재무장관이 3일 오전 한국은행을 비공식으로 방문해 이주열 총재와 전격 회동했다. 미국 재무장관의 한은 방문은 사상 처음있는 일이다.
3일 한은에 따르면 루 재무장관은 이날 오전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와 함께 서울 소공동 한은 본관을 찾았다. 루 재무장관 일행은 본관 도착 후 십수명의 경호원, 수행원들과 함께 8층 총재실을 찾은 이 총재와 면담했다. 20여분간 진행된 면담에서 양측은 환율과 통상 등 양국간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관측된다.
미 재무국은 지난 4월 의회에 제출한 환율보고서에 우리나라를 중국, 일본, 독일, 대만 함께 '관찰대상국'에 올렸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루 장관이 이번 회동에서 환율 변동성이 컸던 올해 초 외환당국이 구두개입과 동시에 시장에 일부 개입하는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 환율조정)을 한 부분에 대한 지적이 있었을 것이란 추측도 내놓고 있다.
또 지난달 일본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장 회의 결과를 설명하고 한국 측의 협력도 당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G7 재무장관·중앙은행장은 통화 절하 경쟁을 자제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한은은 이번 회동에 대해 “회동사실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는 게 공식입장”이라고 밝혔다.
한편 루 재무장관은 이날 오후 5시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정부서울청사에서 회동한다. 미국 재무장관이 한국을 방문한 것은 2010년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차 한국에 온 티머시 가이트너 장관 이후 5년 반만이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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