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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감현장] KT&G 10개월 장기수사 깨끗하게 환부만 도려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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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지난해 8월13일 오전 검찰 수사관들이 은밀히 움직였다. 담뱃갑 제조업체 S사 등 KT&G 납품업체 3곳을 압수수색한 것이다.


납품업체와 거래관계가 있는 4개 업체도 압수수색을 당했다. 이른바 KT&G 비리의혹 수사의 본격적인 시작이다. 'MB맨'으로 불렸던 민영진 전 사장은 검찰수사와 함께 자리에서 물러났다.

검찰 수사는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검찰 수사는 '신속한 종결'과는 거리가 멀었다. 압수수색을 단행한 지 296일만인 1일 검찰은 KT&G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10개월 가까지 수사가 이어진 셈이다.


[실감현장] KT&G 10개월 장기수사 깨끗하게 환부만 도려냈나 사진=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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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만 '복기(復棋)'가 중요한 게 아니다. 검찰 수사도 복기가 중요하다. 김진태 전 검찰총장은 지난해 3월 "내사를 정밀하게 해 수사에 착수하면 가장 빠른 시일 내에 환부만 정확히 도려낼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 전 총장은 "신속하게 종결함으로써 수사대상자인 사람과 기업을 살리는 수사를 해야 한다"고 후배 검사들에게 당부했다.


특별수사로 이름을 날린 검찰 수장이 기업은 적당히 봐주라는 의미에서 그런 말을 할 리는 없다. 이른바 '외과수술식 수사'는 수사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먼지떨이' 수사 관행은 기업은 물론 검찰 운영에도 부담이 된다는 얘기다.


KT&G 수사를 놓고 '물타기'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검찰은 백복인 KT&G 사장을 불구속 기소하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했다.


검찰 입장에서 뼈아프게 바라봐야 하는 부분은 수사를 너무 오래 끌었다는 지적과 함께 '부실수사' 지적도 받고 있다는 점이다. 검찰이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한 게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이다.


게다가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 구속 시기와 맞물려 10개월을 끌던 KT&G 수사결과를 발표한 게 아니냐는 '물타기' 의혹도 나오고 있다.


진실이 무엇이건 검찰 입장에서는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런 상황은 자업자득이다. 정밀한 내사로 환부만 도려내는 수사를 실천했다면 이런 '물타기' 의혹을 받았겠는가.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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